‘尹 40년지기’ 정호영, 두 자녀 의대 편입 논란 확산에도 “사퇴 생각 없다”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 근무 시기 딸·아들 의대 편입
편입 전 ‘父고위직 근무’ 경북대병원서 봉사활동 이력도
정 “확인해보면 알 것”… 자녀 편입학 특혜 의혹 일축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후 점심식사를 마친 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을 둘러싸고 특혜 논란이 불거진 것 관련해 “특혜는 없었다”고 14일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등을 위해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빌딩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한 정 후보자는 사무실 앞에서 자녀 편입학 과정에서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한 뒤 “확인해보면 특혜가 없었다는 것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자진 사퇴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사퇴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13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으로 근무하던 2016년과 2017년, 딸과 아들이 각각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정 후보자의 딸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으로 근무하던 2016년 12월 ‘2017학년도 경북대 의과대학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고, 정 후보자 아들은 2017년 후보자가 경북대원장이 된 뒤 ‘2018학년도 경북대 의과대학 학사 편입 전형’에 특별전형을 통해 편입했다. 정 후보자 딸은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2021년 경북대병원 전공의(인턴) 모집에 합격해 현재 이비인후과에서 일하고 있다.

 

경북대 이공계열 학과를 졸업한 아들은 당시 대구·경북 지역 고교·대학 출신자들에게만 지원자격이 주어지는 ‘특별전형’이 신설돼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 의대는 2017학년도부터 2020학년도까지 4년간만 학부 편입 제도를 운영했다.

대구 중구에 있는 경북대병원 전경. 경북대병원 제공

이런 의혹에 더해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하기 전 후보자가 고위직으로 있던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김원이 의원실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학 전형’에 합격한 딸은 지원 서류 중 하나인 자기 기술서에서 그해 1월11∼15일, 7월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썼다. 딸이 밝힌 봉사활동 업무는 환자 이송과 검사실 안내 지원이었으며 봉사 횟수는 총 20차례, 봉사 시간은 70시간이었다.

 

2018년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아들도 2015년 1월19∼23일, 2016년 1월11∼15일, 7월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적었다. 자기 기술서에는 환자 이송 지원과 물품 정리 등을 했으며 봉사 횟수는 25건, 시간은 85시간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경북대 의대 편입 요강을 보면 1단계 전형 총점 500점 중 서류전형은 200점을 차지하는데, 봉사활동 점수는 서류전형 평가 기준에 포함됐다. 이에 두 자녀의 봉사활동이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을 염두에 둔 ‘스펙 쌓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단계 전형은 면접·구술고사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는 심사위원의 재량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전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두 자녀의 편입 논란 관련해 “학사편입 모집 요강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부정의 소지 없이 편입했다”며 “자세한 사항은 청문회를 통해 설명드리겠다. 후보자 가족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도 함께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반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인사청문 TF단장인 민형배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정 후보자를 과거 조 전 법무부 장관처럼 하면 지금 압수수색을 해서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은 정 후보자 자녀 논란과 관련한 기사를 인용하며 “운도 실력인 것인지”라고 비꼬았다. 그는 “저뿐 아니라 보건복지위원들이 경북대로 요청한 자료들이 많을 거다. 특혜가 없다고 하시니 자료요청에는 동의를 해주시겠군요”라며 “다른 건 걱정하지 마라. 특혜 여부는 저희가 낱낱이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딸 조민씨의 고려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결정에 반발해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가족에게 들이댄 잣대를 다른 정치인과 그 가족에도 똑같이 적용하라고 연일 촉구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정 후보자 자녀 의대 편입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윤석열 당선자의 절친 정 후보의 자녀에 대해 검찰·언론·경북대는 철저한 수사·조사·취재를 할 것인가”라고 거세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