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31)와 공범 조현수(30)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가운데 표창원(사진)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이 “제3의 인물인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또 다른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표 소장은 지난 13일 KBS ‘더 라이브’에 출연해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와 조현수를 검거하려면 경찰과 검찰이 협력해야 한다”면서 “수배 관서는 검찰이고 현상금 예산이 있는 건 경찰인데 정치적·제도적 논쟁은 차치하고 국민 안전 관련 부분만큼은 협력해 현상금을 바로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간 도주했던 신창원을 언급하며 “전국 15만 경찰이 특별경계근무를 섰는데도 2년 이상 못 잡은 적도 있다”며 “피의자의 범죄적 생활 경험, 돈, 조력자까지 세 가지 조건이 다 갖춰져 있다면 상당히 오랜 기간 은닉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이은해가 가진 두 가지 조건을 언급하며 “청소년기부터 범죄를 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휴대전화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살 수 있는 경험이 있고, 도주하기 전에 현금을 끌어 모은 걸로 봐서 돈도 어느 정도 있어 보인다”며 조력자에 대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력자의 배신을 이끌어 내는 수사용어 ‘터닝’을 언급한 표 소장은 이씨와 조씨를 검거하려면 현상금을 내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 소장은 “이들이 주로 이해 중심으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거액의 현상금과 신원 보증이 있다면 바로 제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공범으로 8억원 생명보험 가입을 주선한 보험설계사를 주목했다. 이은해의 전 남자친구였던 보험설계사는 이은해, 조현수와 함께 여행도 다녀왔으며, 의심스러운 정황에서 계약 유지와 관리를 해온 점 등이 의심 정황으로 꼽혔다.
그러면서 “2014년 파타야 사망사고와 보험설계사와의 연결, 조현수라는 공범자까지 2014년 이후부터 범행에 대한 막연한 계획부터 시작해 좀 더 구체화되는 단계까지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씨는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 계곡에서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남편 윤씨를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3일 검찰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잠적해 행방이 모연하다. 이에 검경 합동 수사팀은 지명수배를 내리는 한편, 수사 인원을 보강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