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두 자녀 특혜 의대 편입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비판 목소리를 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4일 페이스북에 ‘자기 학교 의대에 두 자녀 편입시킨 정호영, 검증은 한 건가’라는 제목의 언론사 사설을 공유하며 “가즈아(가자), 조국 시즌 2, 국힘(국민의힘) 편”이라고 직격했다.
정 후보 자녀들을 둘러싼 논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인 조민씨의 입시 비리 의혹과 동일한 맥락의 사안이라는 취지의 비판으로 풀이된다.
서민 교수는 지난 13일 블로그에 ‘[어이상실] 인수위, 무슨 배짱이었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국의 자녀 입시를 때려잡아 대통령이 된 분이 자녀입시 의혹이 있는 이를 장관으로 임명하다니, 도대체 인수위는 검증이란걸 한 것일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에선 정호영의 딸이 서울대 이공계에 재학 중이었으니 합격할 만하다고 댓글을 달던데, 원래 의대 편입은 조민이 택했던 의전원 입학은 물론, 정시로 의대에 입학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면서 “그래도 공정하게만 선발한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시험을 치는 대신 면접과 구술평가 같은 주관적인 평가로 선발했기에 심사위원의 재량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다 의대 교수에 학부모인, 그래서 나중에 덕을 볼지도 모를 심사위원들이 장차 병원장이 될 실세의 딸을 못 본 체 할 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서 교수는 또 “지역인재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이 그 해 갑자기 생겼다는 것, 당시 병원장이었던 그가 이 특별전형이 생기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북대 이공계열 학과를 졸업한 정 후보자 아들은 당시 대구·경북 지역 고교·대학 출신자들에게만 지원자격이 주어지는 ‘특별전형’이 신설돼 합격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경북대 의대는 2017학년도부터 2020학년도까지 4년간만 학부 편입 제도를 운영했다.
서 교수는 “사정이 이러니 세간에서 정호영의 사례를 조국의 딸과 비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면서도 “정호영이 조국처럼 전 가족이 화를 입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표창장을 비롯한 위조 서류들이 아닌, 심사위원들의 재량이 당락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호영은 당장 장관 후보를 사퇴하고 조사받아야 한다. 제대로 검증 못한 인수위는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 원장으로 있던 2016년(2017학년도 전형)과 2017년(2018학년도 전형) 각각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밝혀져 병원 고위직인 아버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두 자녀 모두 편입 전에 경북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한 경력이 편입학 서류전형에 활용된 것을 두고는 ‘스펙 쌓기’ 특혜 의혹도 커졌다.
특히 아들 정씨의 경우 경북대 전자공학과 재학 당시와 졸업 직후인 2015년 8월부터 2016년 8월 사이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논문 2편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것으로도 확인됐는데, 해당 논문 연구자 중 유일한 학부생이었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해당 의혹 관련,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관 후보자 자녀의 편입학은 학업에 노력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선발된 것으로 후보자 자녀들의 인권과 개인정보보호를 고려하여 타당한 근거 제시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는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며 취재진에 “특혜는 없다”면서 “사퇴를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