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위원장 안철수)는 18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 의혹에 대해 “검증의 시간은 국회 청문회로 지켜봐 주면 좋겠다”며 공을 국회로 넘겼다. 그러나 관련 의혹이 ‘제2의 조국 사태’로 비화할 조짐을 보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정 후보자의 자녀 의혹과 관련해 “최선을 다해서 역대 어느 정부의 인수위 시절보다 가장 세밀한 검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대변인은 ‘인사 검증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인수위에서 하는 검증 시스템이 국민에게 완벽하다고 자평할 수 없다”고 했다. 전날 정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한 것을 두고는 “(윤 당선인이) 별다른 말은 없었고, 차분하게 이 과정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무엇보다 어제 회견을 통해 정 후보자가 국민 앞에서 모든 것을 열고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했다.
전날 윤 당선인이 정 후보자와 관련해 ‘부정의 팩트’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두고 배 대변인은 “위법적인 것을 포함해서 도덕성 문제나, 국민 눈높이라는 측면에 관해서 다 포괄적으로 크게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장 및 부원장급 고위 간부로 근무할 당시 아들과 딸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사실이 드러나 입시 비리 의혹을 사고 있다. 정 후보자의 자녀들이 면접 전형에서 고득점을 했는데, 당시 면접관이 정 후보자와 가까운 지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아들의 경우 척추협착 탓에 군 입대 대신 사회복무를 했는데, 환자 이송 봉사활동을 한 이력이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는 관련 의혹들 모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자 논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스펙 위·변조 사건처럼 기회의 평등과 공정성 문제를 직접적으로 건드리고 있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조심스럽게 정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