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위안부는 韓·日 공식 합의”

정의연, 한일 정책협의단 구성에 우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0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위안부 합의는 한일 간의 공식 합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측은 지난 2015년 말 박근혜 정부와 맺은 ‘위안부 합의’ 후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종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위안부 피해자 고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해 승소했지만, 일본 정부의 무대응으로 실제 배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준비 사무실 출근길에 취재진이 2015년 위안부 합의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입장을 묻자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한일이 같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위안부 합의는 한일 간의 공식 합의이며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도 그것은 인정하고 있지 않으냐”고 했다.

 

위안부 합의는 이뤄졌지만 피해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한국 정부 입장과 약속을 이행하라는 일본 정부 입장이 충돌하면서 갈등을 겪고 있다.

 

한편 정의기억연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일정책협의단’ 일본 파견에 우려를 표명했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어린 사죄가 없는 상황에서 협의단을 파견하는 건 섣부르다는 것이다.

 

정의연은 앞선 19일 입장문을 내고 “한일정책협의단 구성과 예상되는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한일관계 악화의 근본 원인은 강제동원과 일본군성노예제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죄는커녕 각의 결정과 역사 교과서 수정을 감행하며 역사적 진실을 계속 부인하는 일본 정부”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석기 의원을 각각 단장과 부단장으로 하는 한일정책협의단을 오는 24일부터 4박5일간 일본에 파견한다고 밝힌 터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박철희 서울대 교수(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전문위원), 이상덕 전 주싱가포르 대사, 장호진 전 주캄보디아 대사, 우정협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방문단에 포함됐다.

 

정의연은 협의단에 합류한 인사들 면면에 대해 “한·일관계를 파탄 낸 당사자이며 피해자와 전 세계 시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던 ‘2015 한일합의’ 주역들”이라고 비판했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일본 정부와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무 책임자였던 이상덕 당시 외교부 동북아국장, 박근혜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역임한 윤덕민씨,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할 대 청와대 외교비서관이었던 장호진씨 등을 예로 들었다.

 

정의연은 “역사 갈등의 씨를 뿌린 사람들이 책임지는 모습은커녕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한 투사처럼 ‘부활’한 형국”이라며 “‘포괄적 타결’ ‘그랜드바겐’ 운운하며 피해 당사자들과 국민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톱다운’ 방식의 협상을 진행한다면 역사는 또다시 크게 후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