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을 이식받은 환자의 혈액을 이용해 만든 아바타 쥐를 통해 간 이식 환자의 간 내 면역상태를 기존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종영 교수(공동 교신저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공동 제1저자) 연구팀은 새로운 아바타 쥐를 개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간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혈액 내 면역세포를 이용해 아바타 쥐를 구현한 뒤 아바타 쥐의 혈액과 간 조직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면역세포가 아바타 쥐의 혈액과 간으로 잘 생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아바타 쥐의 분석 결과를 환자의 혈액·간 조직과 비교해 동일한 결과를 보여 아바타 쥐가 환자의 면역 상태를 잘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면역 거부 반응 환자에서는 아바타 쥐에서도 심한 염증 반응과 면역 불균형이 확인됐고, 거부 반응이 없는 환자에서는 아바타 쥐에서의 가벼운 염증 반응과 보다 안정된 면역 상태가 나타났다.
연구팀이 혈액검사 결과 거부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보이는 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과 간 조직을 분석한 결과, 염증이 심한 군과 적은 군으로 나뉘었는데, 이들 환자 간 차이는 아바타 쥐에서도 동일하게 구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아바타 쥐를 대상으로 면역 거부 반응을 막는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약물투여 전후와 약물의 종류에 따른 아바타 쥐의 간 내 염증 반응의 차이도 확인했다. 환자들에게 직접 약물을 투여하기 전 아바타 쥐를 통해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약물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교수는 “간 이식 환자들의 면역상태를 보다 정확히 아는 것은 환자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만큼 이번 연구를 통해 간 이식 환자들의 면역 상태를 보다 정확히 확인해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구현한 아바타 모델을 통해 간 이식 환자의 개인별 간 내 면역 환경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예측해 환자별 맞춤 치료를 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 박민정 연구교원과의 공동 연구로 이뤄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면역학회지 ‘면역학의 개척자(Frontiers in Immunology)’ 온라인판에 지난달 28일 실렸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 기술 연구 개발사업을 통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