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여행 수요가 점차 기지개를 켜며 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억눌렸던 소비를 분출하는 ‘보복소비‘ 현상과 함께 여전히 거리두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도 비즈니스석을 늘리며 수요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선 비즈니스석 예약률이 높아지면서 일부 노선에서 이코노미석보다 비즈니스석 예약이 더 빨리 마감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국제선 비즈니스석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참아왔던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며 보복소비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랜만에 가는 여행인 만큼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편안하게 가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코노미석보다 좌석 간격이 넓은 비즈니스석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최근 국내선에 비즈니스석을 새로 도입한 항공사가 속속 생겨난 것도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선에 매일 540석 규모의 비즈니스석을 운영하고 있다. 2003년 국내선 비즈니스석을 없앤 지 18년 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 클래스를 국내선에 도입한 이후 탑승률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최근 한 달간의 국내선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률은 75% 수준이고, 남은 4월과 5월은 연휴 등 성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80%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6월 저비용항공사(LCC) 중 처음으로 국내선에 비즈니스석을 도입했다. 김포~제주 노선에 하루 8편씩 총 96석을 운항하고 있으며 지난주 탑승률은 80%를 웃돌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제선에서 운영하던 비즈라이트 클래스(비즈니스석)를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난 국내선에 추가로 도입했다”며 “초창기에 비해 꾸준히 탑승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가격대비 합리적이고 편안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국제선 비즈니스석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진에어는 지난해 12월부터 김포∼제주·부산 노선에, 티웨이항공은 지난달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비즈니스석을 도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도 비즈니스석 선호도가 높아지며 탑승률이 저조한 퍼스트클래스 좌석을 없애고 그 자리를 비즈니스석으로 채우며 확대하는 추세”라며 “해외여행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점차 재개되면 이런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