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민주당, '원팀' 국민의힘… 대전 지방선거 뒤바뀐 판세

김인식(왼쪽부터)·홍종원·손희역 대전시의원. 뉴시스

6·1 지방선거 대전 광역 및 기초단체장 경선 후보가 속속 확정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경선 후보 선정에 반발하며 탈당을 선언하는 가 하면 공천관리위원장 사과를 요구하는 등 반발 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경선 후보 선정을 두고 집안 싸움이 났던 국민의힘이 최근 ‘원팀’을 내세우고 있는 것과 뒤바뀐 상황이다. 

 

대전 서구청장에 도전장을 낸 김인식(65) 대전시의원은 25일 서구를 청년전략선거구로 선정한 것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했다.

 

김 시의원은 이날 오전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중앙당 비대위의 결정은 아무런 기준도 합리적 근거도 없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결정”이라며 “서구청장 선거 불출마와 함께 민주당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3일 비대위가 서구 선거구에 대해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한데 이어 22일 다시 청년전략선거구로 지정한 것을 비판하면서 “청년 배심원이 50%넘게 참여하고 사실상 가중치가 67%나 부여되는 시민배심원당 경선은 희대의 꼼수이고, 보이지 않은 손이 만든 악마의 디테일”이라며 “비대위의 발표는 지선 출마자들이 오직 국회의원들의 수족 공천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고 비난했다. 다만 김 시의원은 “탈당계 제출 시기는 미정”이라며 “당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해 탈당을 철회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중앙당 비대위는 서구청장선거를 청년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면서 김인식 시의원을 비롯해 유지곤(41) 대전시당 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송석근(65) 전 서구부구청장, 이선용(57) 서구의회 의장 등을 대상으로 시민공천배심원제 경선을 결정했다.

 

대전시의원에서 배제된 후 중구청장 예비경선에서도 컷오프된 홍종원 대전시의원은 황운하 대전시당 공관위원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홍 시의원은 이날 오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비경선 컷오프 재심 신청이 받아들여졌는데 이는 중앙당이 중구청장 후보 공천심사에서 심각한 잘못을 저지른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황운하 위원장은 공천 잘못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홍 시의원은 이어 “컷오프로 이미 경선 준비에서 손을 뗀 상태에서 5인 경선에 참여하라는 것은 생색내기이자 또 컷오프시키겠다는 심산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잘못된 공천 과정을 처음부터 바로잡지 않는 이상 5인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구청장 경선은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홍종원 대전시의원과 전병용 예비후보의 재심신청이 인용돼 3인 경선(김경훈·송덕헌·이재승 예비후보)에서 5인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공천에서 배제된 지역 유일 청년의원인 손희역 시의원(대덕구)도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앞서 동구 대전시의원 경선에서 배제된 이종호 대전시의원은 공천 과정 불공정에 대한 반발과 장철민 동구 지역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반면 대전시장 경선 후보 과정에서 컷오프 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반발로 진통을 겪은 국민의힘은 대전시장 후보로 확정된 이장우 전 의원을 중심으로 ‘원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초단체장 선거 후보들도 경선 후보 확정 이후 별다른 잡음없이 본선 레이스를 향해 집중하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민주당의 일관성 없는 공천 원칙과 말 그대로 ‘공천(公薦)’이 아닌 ‘사천(私薦)’을 하니 예비후보자들이 수긍하지 못하고 잡음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