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이전 “마땅찮다”는 文에… 尹측 “대통령 책무에 집중하길”

文 지적에 대한 당선인 견해 묻는 말엔
“만담 주고받듯 일일이 대꾸할 수 없어”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청와대 제공·인수위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마땅찮게 생각한다”고 하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 임기가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며 “퇴임 시점에 이른 만큼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여러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책무에 집중해줄 거라 믿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전날 문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당선인이 북한을 겨냥해 거친 표현을 사용한 점을 문 대통령이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배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며칠 동안 국민만 생각하면서 본인의 책무를 다 해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배 대변인은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현직 대통령과 임기를 이어받아 안정적이고 새롭게 태어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는 차기 대통령 간 말씀을 우리가 만담 주고받듯 일일이 대꾸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JTBC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이 집무실을 이전하려는 것에 대해 “지금 새 정부의 집무실 이전 계획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을 옮기는 게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지인지 여론 수렴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정권교체기에 ‘3월 말까지 나가라, 방 빼라’, ‘5월10일부터 거기서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일 추진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이 시한을 못 박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옮기는 작업에 몰두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북한을 겨냥해 ‘선제타격’, ‘버르장머리’ 등 표현을 동원해가며 유세를 펼친 점에 대해선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 정도에서는 몰라도 국가 지도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