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58·한국명 황성국·사진)이 주가를 조작해 금융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미국 연방검찰에 기소됐다.
미국 뉴욕남부지검은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황씨와 패트릭 핼리건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를 체포해 증권 사기 및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황씨는 지난해 3월 국제 금융계를 뒤흔든 마진콜(계약 기간 중 선물가격 변화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 사태에 연루돼 있다. 아케고스 캐피털은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달러(약 63조5000억원) 상당의 주식에 투자했다. 이 주식이 급락하자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국제 금융회사들은 100억달러(약 12조7000억원) 수준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황씨 등이 금융회사를 속여 거액을 차입했고, 이를 보유 중인 주식에 대한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아케고스의 레버리지 비율은 한때 1000%에 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의 기소 내용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황씨 등에게는 최고 2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황씨 변호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의뢰인은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다.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맨해튼 연방법원은 이날 황씨에게 보증금 1억달러(약 1270억원)를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