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교수 임용 ‘경력 부풀리기 의혹’… 李 “단순 기재 오류”

한국기술교육대 초빙교수 지원서
국제기구 근무 이력 없는데 기재
건교부 보좌관 근무기간 늘려 써
李 후보자 “단순 기재 오류일 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초빙교수로 임용될 당시 일부 경력을 부풀려 취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수 임용지원서 경력 사항에 근무 이력이 없는 국제기구 활동을 기재하고, 건설교통부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한 기간도 실제보다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세계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이 후보자의 한기대 임용 지원서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해 1월 한기대 인력개발학과 초빙교수에 지원하면서 “정부기관과 국제기구 등에서 정책을 수립·분석했다”며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대학의 교육과정 내실화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이 후보자의 경력 사항에는 국제기구 활동이 전무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국제기구) 근무 이력이 없다”면서도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논의 시 한·EU FTA(자유무역협정), OECD(경제협력개발기구)·ITUC(국제노동조합총연맹) 등 각종 국제회의에서 고용·노동정책 결정에 관여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경력 기간을 늘려 표기한 사례도 있었다. 이 후보자는 건설교통부 정책보좌관으로 2004년 11월∼2005년 5월, 장관정책보좌관으로 2005년 5월∼2006년 12월까지 활동한 바 있다. 단순 개월 수로 계산하면 도합 26개월이다. 하지만 정작 임용 지원서에는 30개월로 표기했다.

당시 한기대 모집공고에 따르면 허위기재 시 합격 또는 임용을 취소해야 한다. 그러나 한기대 측은 이 후보자 임용 지원서의 일부 허위 사실을 알고도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 측은 “단순한 기재 오류”라는 입장이다.

2017년 10월 18일 이정식 당시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앞서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시절인 2017년 개인 비위 5건이 적발됐고, 임기 내내 부실 운영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고용부에서 직접 재단에 이 후보자의 해임을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이 시기의 경력을 ‘자화자찬’하는 방식으로 한기대 취업에 십분 활용해 노동계 안팎의 눈총을 사고 있다. 이 후보자는 임용 지원서에서 “공공기관의 CEO로서 경영 성과를 도출해낸 경험이 있다”며 “재단의 노사관계 발전 등의 사업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스스로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