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어내기 공천’ 논란에… 민주당 소속 시도의회의장 집단 반발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국 시도의회의장들이 공천심사에 반발하고 있다. 불평등 공천기준과 불합리한 의정활동 평가방식에 따른 이른바 ‘찍어내기’ 공천의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30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민주당 소속 의장’ 14명은 최근 민주당 공천 평가방식 개선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발표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 패배한 뒤 5개월여 뒤에 열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의회의장들이 집단 성명을 내는 건 이례적이다.

 

이들은 건의문을 통해 “선출직 하위 20%에 포함될 경우 경선에서 20% 감점하겠다는 심사 기준 때문에 곳곳에서 지역 당협위원장과 담합·유착 의혹이 제기, 불법 선거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도의회의장의 경우 각 지방의회를 대표하기 때문에 의회 내 5분 발언 횟수와 조례안 발의 건수가 평의원보다 적을 수밖에 없음에도 타 경선후보와 동일한 평가를 받는 점도 지적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지역인 전라북도의회의 경우 전·현직 의장단이 경선 과정에서 공천배제(컷오프) 조치를 받아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히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은 전북 완주군수 후보로 나섰지만 최근 공천심사 과정에서 공천 배제됐다. 재심 청구에서도 기각되자 송 의장은 현재 무소속 출마를 고심 중이다. 송 의장은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상황에서 컷오프 돼 당황스럽다”며 “현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순창군수 출마를 준비 중인 최영일 전북도의회 부의장은 민주당 공천심사에서 배제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최 부의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한만큼 공천배제는 정치적 탄압이라는 입장이다. 최 부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기득권의 폐해와 분열 그리고 독식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겠다”며 “무소속 순창군수 후보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도의회의장은 “지역 공천을 관할하는 당협위원장은 보통 국회의원이 맡는다”며 “이들에게 지방의회 의장은 향후 선거에서 당내 경쟁자로 분류되는 만큼 체급을 키워주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강원도의회의 경우 곽도영 의장이 강원 원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예비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했다. 광주 남구청장 경선에 나선 김용집 광주광역시의회 의장도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편 이번 건의문에 이름을 올린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소속 의장은 김인호 서울특별시의회의장과 장현국 경기도의회의장, 신은호 인천광역시의회의장, 신상해 부산광역시의회의장, 김용집 광주광역시의회의장, 권중순 대전광역시의회의장, 박병석 울산광역시의회의장, 이태환 세종특별자치시의회의장, 곽도영 강원도의회의장, 박문희 충청북도의회의장, 김명선 충청남도의회의장, 송지용 전라북도의회의장, 김한종 전라남도의회의장, 좌남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장 등 1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