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기대 교차하는 실외 '마스크 해제'… 인수위 "과학적 근거 불명확"

정부 5월 2일부터 일부 해제


달라지는 마스크 착용 수칙 Q&A

실내, 버스·택시 등 운송수단
지붕·사방 막힌 건축물 정의
형태 다양한 야외 행사 감안
밀집도 일괄규정 어려워 권고
바깥놀이·체육수업 착용 해제
30일부터 병사 외출·외박 허용
“마스크 쓰는 게 안전” 정부가 다음 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한 29일 경기 수원시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50인 이상 모이는 실외 집회·공연·스포츠경기장과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유지된다. 수원=뉴시스

다음 달 2일부터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50인 이상 집회, 공연, 스포츠경기장에서는 실외라도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며 유감을 표명, 방역 분야에서도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실외 마스크 착용 조정 방안에 따르면, 50인 이상 집회와 공연, 스포츠경기장을 제외한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진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020년 10월13일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과태료 10만원 부과)가 생긴 이후 566일 만에 일부 해제되는 것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일부에서 우려도 있었지만, 혼자만의 산책이나 가족 나들이에서조차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국민의 답답함과 불편함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치 방역이라는 비판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오늘 발표는 실외 마스크가 필요 없다는 ‘프리 선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5월 하순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를 결정하려던 인수위는 이날 정부 결정을 정면 비판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어떤 근거로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인지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방역 성과) 공을 현 정부에 돌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출근길에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모든 조정과 책임은 현 정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결정을 따라야 한다”면서도 “(정부와 인수위가) 서로 협조가 잘되면 좋겠다”고 했다.

일상회복 기대감이 있지만 방역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가 실내 마스크 착용 준수도 약화할 수 있어 보완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29일 밝혔다. 김부겸 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6주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방역 상황과 일상 회복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을 고려해 방역 규제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밀집도와 이용 형태에 따름 감염 위험을 고려해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은 현재와 같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9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연출해 촬영하였다.   연합뉴스

◆달라지는 마스크 착용 수칙 Q&A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것은 집회·공연 등을 제외하고는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실천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실내와 실외 기준이 무엇인지,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은 어떤 것인지 모호한 게 사실이다. 앞으로의 마스크 착용 수칙을 Q&A로 정리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된다. 실내 기준은.

 

“중앙방역대책본부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 준수 명령’에 따르면, 실내는 버스·택시·기차·선박·항공기, 기타 차량 등 운송수단, 천장이나 지붕이 있으면서 사방이 막혀 있는 건축물 및 구조물이다. 2면 이상 열려 있어 자연 환기가 이뤄지면 실외로 간주할 수 있다.”

 

―사람이 많은 놀이공원이나 해수욕장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되나.

 

“의무는 아니지만, 착용을 적극 권고한다. 추가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고령층과 백신 미접종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 △50인 미만 스포츠경기장·체육시설 등 실외 다중이용시설 △50인 이상 행사 △다른 일행과 최소 1m 거리를 15분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다수가 모이고 함성·합창 등 비말 생성이 많은 경우 등도 실외 마스크 착용 적극 권고 대상이다.”

 

―50인 이상 행사는 왜 권고인가.

 

“광복절 행사부터 동호회까지 형태가 다양하다. 밀집도를 일괄적으로 규정할 수 없다.”

 

―직장 동료들과 식사 후 실외에서 회사로 이동 중이다. 마스크 써야 하나.

 

“실외에서 이동하는 경우 의무 대상은 아니다.”

 

―지하철·전철역은 실내도 있고, 실외도 있다. 마스크 착용 어떻게 해야 하나.

 

“지하 전철역으로 들어갈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실외 승강장인 경우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니다. 다만 지하철을 탈 때는 써야 하기에 마스크는 준비해야 한다.”

 

―테라스형 카페와 야외 결혼식장은 실내인가, 실외인가.

 

“실외다. 다만 다른 일행과 1m 거리가 유지되지 않으면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정부가 오는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해제를 발표한 28일 오전 서울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다만 밀집도와 함성 등으로 감염 위험이 높은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 행사,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연합뉴스

―학교 체육수업 땐 어떻게 하나.

 

“다음 달 2일부터 유치원 학급 단위 바깥놀이, 초·중·고교·특수학교 학급 단위 체육수업·행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다음 달 23일부터는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다.”

 

―군은 어떻게 바뀌나.

 

“30일부터 병사들의 외박과 주말 외출을 허용한다. 다음달부터는 신병 입영·수료식도 방역 수칙 준수 하에 정상적으로 열린다.”

 

―다른 나라의 마스크 수칙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싱가포르, 뉴질랜드, 일본 등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다. 영국, 일본은 실내 마스크 의무도 해제했다.”

 

―실내 마스크 해제는 언제쯤 가능한가.

 

“마스크는 가장 효율적인 방역수단으로, 가장 마지막에 해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