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33억… 콧대 높은 악기 ‘파이프 오르간’ 매력 빠져볼까

내부 시설 공개한 롯데콘서트홀
2022년 ‘오르간 시리즈’ 리사이틀 마련
롯데콘서트홀 상단 전면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과 무대에 설치된 이동식 오르간 연주대. 롯데콘서트홀 제공

파이프 오르간은 왜 ‘악기의 제왕’으로 불릴까.

‘오르간(Organ)’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인체 내) 장기’란 뜻이 먼저 나온다. 형용사형인 ‘오가닉’(Organic)은 ‘유기적’이란 뜻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오르간이란 악기는 내부 각 부분이 유기적으로 작용해 다양한 소리와 선율을 만들어낸다. 특히 ‘파이프 오르간’은 수십 종 악기가 뭉쳐 내는 오케스트라에 뒤지지 않을 만큼 웅장한 음량과 다채로운 음색을 자랑한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을 제작·설치한 오스트리아 ‘리거(Rieger)’사의 32년 경력 엔지니어인 위르겐 한트슈탕어는 “솔로 악기로도 훌륭하지만 오케스트라와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음향적으로 오케스트라와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악기”라며 파이프 오르간이 지닌 매력을 설명했다. 롯데콘서트홀이 지난달 27일 공연장 얼굴인 파이프 오르간 내부를 공개한 자리에서다.

2016년 롯데콘서트홀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은 디자인과 도면·파이프 제작에만 18개월 등 완성돼 연주되기까지 3년 가까이 걸렸다. 무대 위 이동식 오르간 콘솔(연주대·8억원)을 포함해 총 제작비가 33억원에 달한다.

롯데콘서트홀 공연장에 들어서면 수십 개의 대형 은빛 오르간 파이프가 탄성을 자아내는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그 뒤편 공간에 알루미늄이나 나무로 만들어진 다양한 크기의 파이프가 약 5000개나 달려 있다. 파이프 오르간은 콘솔에서 건반을 누르면 파이프 마개가 열리고, 파이프를 통해 바람이 전달돼 소리가 난다. 이 때문에 각각 바람을 만들고 모으는 모터와 ‘바람상자’가 있다. 바람상자는 연주하는 동안 바람이 항상 들고 나기 때문에 벽돌이 일정한 무게로 눌러주며 바람의 세기와 풍압을 고르게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롯데콘서트홀은 3년 만에 자부심을 지닌 ‘오르간 시리즈’ 리사이틀을 마련한다. 오는 10일 영국 오르가니스트 데이비드 티터링턴, 11월30일 프랑스 오르간 음악을 대표하는 미셸 부바르가 독주회를 한다. 해설과 연주로 파이프 오르간을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오르간 오디세이’프로그램으로, 7월20일 ‘오르간 팔레트’(오르가니스트 최규미)와 12월21일 ‘보이스 오브 크리스마스’(피아니스트 겸 오르가니스트 조재혁)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