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기침에 대한 ‘예민도’가 매우 높아졌다.
잦은 기침을 하는 기관지 천식 환자는 주변 눈치를 심하게 봐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일반인은 기침 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19만 떠올려 자칫 천식이 생겨도 이를 놓칠 위험이 커졌다.
◆천식은 나이가 들면 잘 안 생긴다? NO
소아 천식 환자 절반가량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증상이 호전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기도 과민성이 내재한 상태에 있다가 성인이 된 이후에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실제 천식은 20∼40대에는 발병률이 감소하다 50세 이상에서 다시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어릴 때 천식을 앓은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에 환자가 있는 성인이 기침과 호흡곤란 등 증상이 이어진다면 폐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은 폐와 기관지가 노화하면서 폐를 둘러싼 흉벽이 뻣뻣해지고 호흡을 유지하는 근육 힘이 약해져 천식에 더욱 취약해진다. 고령층이 만성적인 기침을 방치할 경우, 정상적인 폐 기능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기관지 염증으로 발전해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등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조깅, 등산 등 폐활량을 늘리기 위한 운동이 좋다? NO
천식 환자는 운동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할 때 숨이 차는 증상을 겪게 된다. 일부 환자는 이러한 증상을 폐활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해 심폐 기능을 향상하려는 목적으로 등산, 자전거 타기, 조깅 운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른 새벽 시간에 조깅이나 등산을 무리하게 하면 오히려 천식 증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찬 공기가 기관지를 더욱 자극하기 때문이다.
천식으로 숨이 차는 급성악화기에는 폐활량이 줄어들지만, 완전히 회복된 후에는 폐활량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폐활량을 늘리기 위한 무리한 운동보다는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범위에서 가벼운 활동이나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신 교수는 “천식에 좋은 대표적인 운동은 수영이다. 천식은 주변 공기가 건조하면 증상이 심해지는데, 물에서 하는 활동은 기도를 촉촉하게 유지해 주기 때문에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수영 후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흡연은 나쁘지만 술은 괜찮다? NO
담배는 천식을 악화하는 원인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술은 천식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알코올 역시 증상이 악화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천식 환자에게 금연·금주는 필수적이다.
와인과 같은 주류 속에는 아황산염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일부 천식환자는 이 식품첨가물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기관지가 수축하는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신 교수는 “아황산염은 음식이 상하고 색깔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존제로 쓰인다. 말린 과일, 과즙, 맥주, 감자, 새우 등에도 함유되어 있으므로 아황산염으로 인한 과민반응이 나타나는 환자는 해당하는 음식과 술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천식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흡입형 스테로이드’ 멈춰야 한다? NO
코로나19 감염 시 환자가 어떤 질환이 있는지에 따라 예후가 극명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의료계는 경증 천식이나 평소 스테로이드 흡입제로 천식 조절이 잘 되는 경우는 일반인과 예후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증상이 안정적으로 조절이 안 되는 천식 환자의 경우 감염 시 약제를 통해 안정적으로 조절되는 천식 환자에 비해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신 교수는 “흡입제 유지로 안정형 기관지 천식 상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에 걸려도 흡입형 스테로이드는 유지하는 것이 좋다. 흡입형 스테로이드가 코로나19를 더 쉽게 유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