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야가 육탄전과 욕설, 삿대질, 고성을 동반한 정면충돌을 불사하며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3일 검수완박 입법 완료를 목표로 강행 기세를 몰아 가고 있고, 이를 저지할 뾰족한 수가 없는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요구하며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여야는 3일 본회의와 이번 주에 줄줄이 예정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격돌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여야는 2019년 이른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이후 약 3년 만에 ‘동물 국회’를 재연했다. 민주당이 오후 4시22분쯤 본회의를 열고 검찰의 수사 대상 범죄를 기존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 범죄로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다. 본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 161명과 정의당 의원 6명, 무소속 김홍걸·민형배·양정숙·윤미향 의원,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국민의당 이태규·최연숙 의원,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반대를 눌렀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기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배 의원은 통상 의원들이 의례적으로 의장에게 건네는 인사를 생략하고는 “저희가 ‘제발 멈추라’고 했는데도 (박 의장이)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고 구둣발로 여성들을 걷어차며 국회의장석으로 올라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장을 손으로 가리키며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고 쏘아붙이고선 “역대 최다급 해외순방을 다니고 의전을 누리는 게 국회 민주주의 수장이 할 일이냐.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오후 5시쯤 형사소송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했다. 반대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민주당이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전 대선 후보 관련 범죄 혐의에 대해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이 법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3일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처리해 ‘검수완박’ 입법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민주당이 임시국회를 하루짜리 회기로 잘게 쪼개면서 1일 0시 임시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종결됐다. 국회법은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끝나면 무제한 토론이 종결된 것으로 보고 해당 안건을 다음 회기에서 바로 표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의장이 3일 오전 10시 임시국회를 소집한 만큼 검수완박 입법은 민주당 방침대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이 불법적으로 의사 진행 방해를 했다며 관련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을 3일 본회의에 상정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배 의원이 ‘앙증맞은 몸’이라며 박 의장을 비하했다. 국회법상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검수완박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5월3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같은 날 개최되는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 공포안이 의결돼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양심을 걸고 숙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윤 당선인이 취임 후 ‘국민투표’를 추진할지에 대해 “조금 더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