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직제 ‘슬림화’한 尹 정부… 대통령실 인선 어떻게 꾸렸나

尹 대통령실, 2실 5수석 인선

안보실장 김성한·경제수석 최상목
사회 안상훈·정무 이진복 내정
홍보 최영범·시민사회 강승규

평균 60.1세… 서울대 출신 4명
女, 강인선 대변인 내정자 유일

안보실 ‘2차장·6비서관’ 체제로
경제안보TF·비서관 신설 눈길

安 제안 ‘과학교육수석’은 빠져
장제원 “굳이 만들 시점 아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이 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가안보실 인선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1일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된 대통령실 인선을 발표했다. 초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는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 국가안보실 1차장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2차장엔 신인호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이 내정됐다. 대통령실 규모가 이전보다 축소된 가운데 시민사회수석실은 국민과의 직접 소통 기회를 늘리기 위해 확대개편하기로 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이러한 인선안을 발표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앞서 인선이 발표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가 함께했다.

 

경제수석은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 사회수석은 안상훈 서울대 교수, 정무수석에는 이진복 전 의원, 홍보수석에는 SBS 보도본부장 출신의 최영범 효성그룹 부사장, 시민사회수석에 강승규 전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대변인은 언론인 출신의 강인선 당선인 외신 대변인이, 경호처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맡기로 했다.

 

국가안보실은 ‘1실장·2차장·6비서관·1센터장’ 체제로 운영된다. 안보실장을 중심으로 1차장 산하 안보전략·외교·통일·경제안보 비서관이 설치된다. 2차장 산하엔 국방·사이버안보비서관과 위기관리센터장이 있게 된다. 1차장을 국방 관련 인사가, 2차장을 외교·안보 전문가가 맡았던 청와대 직제 관행을 바꾼 것이다. 김성한 내정자는 “직제를 바꿔 외교·안보 전문가가 1차장을 맡고, 그 1차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맡아서 포괄적인 안보 관점에서 안보 문제를 다뤄 나가기로 했다”며 “어차피 안보·국방은 외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했다. 대북정책 기조는 “원칙 있는 남북관계”라고 했다. 대통령 직속 경제안보 태스크포스(TF), 국방혁신4.0 민관합동위원회,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 등 3개 민관합동위원회도 신설됐다.

 

윤 당선인 측은 ‘슬림한 대통령실’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3실 8수석’ 체제인 문 정부 직제에서 정책실장과 민정·일자리·인사수석을 폐지했다. 민정수석실 폐지에 따라 공직자 검증 업무는 경찰·법무부 등이 담당하고 대통령실 내부 기강 문제는 공직기강비서관이, 대통령 법률 자문 등은 법률비서관이 담당하게 된다. 주진우 변호사가 하마평에 오른 법률비서관 인사는 발표되지 않았다. 시민사회수석실은 국민통합, 시민소통, 종교·다문화, 국민제안, 디지털소통 분야 등 5개 안팎의 비서관을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親MB·서육남 약진 여전… 국가안보실 대대적 개편 예고

 

친이(친이명박계)의 약진과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 인선 기조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주요 인선에서도 이어졌다. 국가안보실은 윤 당선인의 ‘경제안보’ 강화 기조에 맞춰 기존 국방·안보 전문가가 맡았던 1차장에 외교·안보 전문가를 기용하고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와 경제안보비서관 등을 신설하며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1일 공개된 윤 당선인 청와대의 ‘2실·5수석’을 주축으로 한 11명의 평균 나이는 60.1세였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가 66세로 최고령, 안상훈 사회수석 내정자가 53세로 최연소였다. 10명이 남성이며 강인선 대변인 내정자가 유일한 여성이다. 출신 대학에서는 서울대 출신이 4명(김대기·최상목·안상훈·강인선)으로 가장 많았다.

 

이명박정부에서 몸담았던 이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국가안보실장과 1·2차장 모두 이명박정부 내각과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를 거쳐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내며 다자 외교를 주도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내정자는 이 전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비핵·개방화 3000’ 정책을 설계하는 등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맡아 대북 협상과 주요 외교 현안을 다뤘다. 신인호 국가안보실 2차장 내정자도 ‘이명박 청와대’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김태효 내정자와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일 초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을 임명했다. 국가안보실 산하 1차장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2차장엔 신인호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이 임명됐다. 경호처장엔 김용현 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임명됐다. 윗줄 왼쪽부터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신인호 2차장·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이진복 정무수석비서관 내정자. 아랫줄 왼쪽부터 강승규 시민사회수석비서관·최영범 홍보수석비서관·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안상훈 사회수석비서관·강인선 대변인 내정자. 연합뉴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승규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내정자도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공보관을 지내고 대선 캠프에 참여하는 등 대표적인 친이계 정치인으로 꼽힌다. 최상목 경제수석 내정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수위 경제1분과 실무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대통령비서실은 5비서관(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정책실장과 민정수석 폐지 등으로 규모가 줄었지만, 시민사회수석은 윤 당선인의 대국민 직접소통 강화를 위해 확대된다.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대신 청와대 내부 감찰을 위한 공직기강비서관, 대통령 법률 자문을 위한 법률비서관은 유지하기로 했다. 출범 초기 대통령실 규모는 200명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청와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국가안보실은 ‘1실장·2차장·6비서관·1센터장’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 국방 전문가가 맡던 1차장에 외교·안보 전문가인 김태효 내정자가 기용됐다. 김태효 내정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도 겸임하면서 전통적 대외·남북 관계에 이어 신설된 경제안보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경제안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글로벌 복합위기와 경제안보 문제 대응까지 맡는다. 육군 장성 출신의 신인호 내정자는 2차장을 맡아 군과 사이버 안보, 위기관리 대응 업무에 집중한다. 대통령 직속의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는 국가정보원과 군, 경찰 등에 편재된 사이버 안보 역량을 하나로 강화하는 차원에서 새롭게 꾸려졌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제안한 과학교육수석 신설은 반영되지 않았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굳이 만들 시점은 아니다. 그 필요성을 인정하되 대통령실 필요에 따라 조금 늘리고 줄일 수 있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 측이)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계속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