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기념하는 특별전시가 공·사립 박물관·미술관 등에서 풍성하다. 올해는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이라는 의미가 뜻깊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지침도 점차 완화되면서 어린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야외 프로그램이 한층 풍성해졌다. 다양한 기관이 선보이는 어린이날 특별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현대미술 거장이 어린이 위해 나선다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에 위치한 헬로우뮤지움은 국내 최초 비영리 사립 어린이미술관이다. 국제 어린이미술관협회회원관이기도 하다. 유명한 현대미술가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단연 눈에 띈다. 어린이뿐 아니라 미술애호가들에게도 호기심이 자극될 만하다. 이곳이 선보일 ‘꿈적꿈적’전은 2022년 박물관·미술간 주간 ‘함께 만드는 뮤지엄’ 공모에 선정된 전시다. 제목은 어린이를 위한 인권운동가이자 문학가였던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는 꿈적꿈적 움직이며 마음껏 뛰어놀 때 건강히 자랄 수 있다”고 말한 것에서 따왔다. ‘꿈쩍꿈쩍’의 1부행사로 성능경, 윤진섭, 이건용 등 행위예술 거장들의 퍼포먼스가 열리고 2부 행사로 권오상, 박혜린 작가의 어린이를 위한 설치작품이 전시된다.
한국 실험미술 거장 이건용은 어린이날 당일인 5월 5일 오후 3시에 신체드로잉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비평가이자 큐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윤진섭은 5월 14일 오후 3시에, 일상의 사소한 행동을 예술로 만드는 성능경은 손씻기 퍼포먼스를 5월 28일 오후 3시에 진행한다. 2부 전시는 6월 4일부터 9월 9일까지 열린다. 권오상, 박혜린, 성능경, 윤진섭, 이건용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관람은 무료.
◆DDP에서 열리는 팀 버튼 특별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최근 시작된 팀 버튼 특별전 ‘더 월드 오브 팀 버튼’도 어린이들이 좋아할 전시다. 판타지 영화의 세계적 거장인 팀 버튼이 자신이 지난 50년간 활동하며 틈틈히 남긴 드로잉이나 영화제작 과정에서 만들어진 모형 작품 등 총 520점을 선보이는자리다. 서울에서 시작되는 월드투어 전시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시작돼 오는 9월 12일까지 열린다. 유료 전시로 치열한 티켓 예매 전쟁이 예상된다.
◆4대 국립박물관의 어린이용 전시
전국 4대 국립박물관도 어린이날 맞이 전시를 연다. 각 박물관의 주제와 성격에 맞춰 어린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선보인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5월 3일부터 ‘모두가 어린이’라는 주제로 놀이, 선물, 대화를 키워드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돌아보는 전시를 진행한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국립민속박물관은 5월 4일부터 ‘오늘은 어린이날’ 전시를 열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를 체험형 전시로 펼쳐낸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4월22일부터 7월17일까지 ‘우리 모두 어린이’라는 제목으로 인격 주체로서 ‘어린이’의 궤적을 현대사・지구사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전시를 연다.
국립한글박물관은 5월 10일부터 9월 12일까지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어린이 노래’ 전시를 진행한다. 동요 노랫말의 체험을 통해 잊혀진 순수한 동심을 추억하는 전시다.
일부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국립박물관들의 행사 상세 내용은 행사 공식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날용 교육프로그램을 5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관과 과천관에서 진행한다.
‘어린이와 함께하는 미술관’이라는 주제로 진행 중인 전시의 어린이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서울관에서는 ‘나너의 기억’, ‘히토 슈타이얼’ 전시 감상을 돕는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과천관은 현재 진행 중인 어린이미술관 ‘너랑 나랑__’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별도 신청 없이 당일 운영 시간 내에 참여할 수 있다.
◆문화재와 함께
문화재청은 문화유산과 함께하는 행복한 어린이날을 콘셉트로 다양한 행사를 연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재 안전교육이 5월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경복궁 흥례문 일원에서 열린다. 어린이 대상 문화재 안전교육을 통해 어릴 때부터 소중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올해 처음으로 안전 교육 행사를 여는 것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이 ‘2022년 수문장 교대의식 어린이날 특별행사’를 마련했다. 어린이와 가족이 모두 함께 직접 체험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경복궁 광화문 앞에서 오전 11시와 오후 1시 ‘인형 탈 광화문 파수 의식’이 열려, 수문장 캐릭터의 인형 탈을 쓴 총 8명의 수문장과 수문군들이 광화문 파수 의식을 진행하고, 근무 교대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광화문 파수 의식 후에는 수문장과 함께 자유롭게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는 오전 11시, 오후 1시에 각 30분간 ‘숨은 수문장 찾기’와 ‘백호기 찾기’가 진행돼 보물찾기 형식의 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국 각지 문화재청 산하기관들도 다양한 행사를 한다. 가령 충남 금산의 칠백의총관리소에서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중지되었던 전통 활쏘기 행사를 이번 어린이날을 계기로 재개한다. 어린이 포함 가족 단위 탐방객을 대상으로 경내 활터에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우리 전통 활을 직접 과녁에 쏘아볼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한다.
또한 이번 어린이날에는 누구나 고궁에 무료 입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