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토트넘과 레스터시티가 맞붙은 지난 1일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경기. 종료를 선언하는 주심 휘슬이 울린 뒤 팬들의 시선은 온통 손흥민에게로 향했다. 중계카메라도 수분간 그를 따라다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이 이날 2골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3-1 완승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골 하나하나가 특별한 아름다움과 이를 뛰어넘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팀 공격이 풀리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던 전반 22분 도움을 기록하며 활약의 서막을 열었다. 오른쪽에서 찬 코너킥을 단짝 해리 케인이 헤딩 선제골로 연결해 두 사람이 보유 중인 EPL 통산 최다 합작골 기록을 41골로 늘렸다. 손흥민은 리그에서 7도움째를 기록했다.
아울러 손흥민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17골)를 제치고 올 시즌 EPL 득점랭킹 단독 2위로 다시 뛰어올랐다. 득점 선두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22골)와 격차도 3골로 줄였다.
이렇게 여러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손흥민은 득점 뒤 더 특별하게 기쁨을 표현했다. 첫 번째 골을 터뜨린 뒤에는 동료와 어우러져 기쁨을 나눴고, 두 번째 득점을 만든 후에는 두 손에 입을 맞춘 뒤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투병 중인 5세 토트넘 팬 카일리 키스가 최근 손흥민과 영상통화를 하는 이벤트에서 직접 보여 준 세리머니로, 가장 기쁜 순간 이를 재현해 어린 팬에게 용기를 줬다.
다만, 손흥민이 더 큰 기쁨을 표현한 것은 개인기록 때문만은 아니었다. 토트넘은 현재 북런던 지역 라이벌 아스널과 치열한 4위 경쟁을 벌이는 중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이 그를 더 기쁘게 했다.
이날 토트넘은 레스터시티에 후반 추가시간 실점을 한 걸 빼면 점수를 잘 지켜 승점 3을 추가하며 승점 61로 4위 아스널(승점 63)과 승점 차를 2로 줄였다. 이달 13일 예정된 아스널과 맞대결을 포함해 남은 리그 4경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이 걸린 4위 이내 순위에 오를 수 있다. 손흥민도 경기 뒤 인터뷰에서 “득점왕은 나의 오랜 꿈이지만 지금은 그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싶다”면서 팀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