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부동산 구원투수로 깜짝 발탁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그의 제주지사 시절 오등봉 공원 민간특례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대선 정국에서 ‘대장동 1타 강사’로 이름을 알렸던 원 후보자가 이번 인사 정국에선 ‘제주판 대장동 사업’으로 지목된 오등봉 사업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러야 했다.
여야는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오등봉 사업의 적정성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등봉 민간 사업자의 수익률 산정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원 후보자 측근 개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오등봉 사업은 수익률 상한이 8.91%로 정해져 있는데 사업비를 사업자가 계산하는 방식”이라며 “사업비를 부풀려서 이익을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는데 원 후보자가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행사 컨소시엄에 참여한 지역업체 대표인 남기춘 전 검사는 당선인과 동기이고, 고운봉 제주도 도시건설국 등 이 모든 사람이 원 후보자와 관련이 돼있고, 원 후보자가 심어서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사업과 달리 오등봉 사업이 적절하게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원 후보자 방어에 나섰다. 김상훈 의원은 “대장동 사업이 단군 이래 최대 치적 사업이라고 하는데, 그와 달리 오등봉 개발이익은 사업자가 아니라 자치단체와 도민에게 귀속된다”면서 “수익률 상한(8.91%)도 민간이익 개발사업이 10%를 넘지 못하도록 한 도시개발법 개정안의 범위 안”이라고 해명했다. 원 후보자도 “(오등동 사업은) 대장동의 정반대 사례”라며 “대장동같이 민간업자에게 공공의 땅에서 나온 특정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는 것을 방지한 전국 최초의 모범 사례”라고 반박했다.
원 후보자는 부동산 정책 방향과 관련해 “집값을 단기적으로 하향 안정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통계와 데이터에 기반해 정교하게 정책을 설계하고, 국민의 수요에 맞는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자는 임대차 3법 개정과 관련해 폐지보다는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대해서는 “짓기로 한 이상 최대한 빨리 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차기 정부 외교정책과 후보자 아들 취업 관련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박 후보자는 ‘남북관계가 먼저냐, 비핵화가 먼저냐’는 민주당 윤건영 의원 질의에 처음에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선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가 윤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 “북한에 대해 대화의 창문은 늘 열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 발전이 되면 한반도 비핵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새 정부는 대북 억지력 제고를 위해 한·미동맹을 통한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박 후보자는 민주당 김영주·유기홍 의원 등이 차기 정부의 한·미동맹 ‘재건’ 표현을 문제 삼자 “(앞으로) 한·미동맹 강화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물러서기도 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자 아들이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에 근무했다는 의혹에 총공세를 펼쳤다. ‘온라인상에서 현금을 걸고 포커를 치면 게임이냐, 도박이냐’는 김경협 의원 질의에 오전 청문회에서 “넓게 보면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던 박 후보자는 오후 들어선 “현금을 걸고 인터넷도박을 한다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을 바꿨다. 박 후보자는 아들 관련 논란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가족과 관련한 내용이 제기되고 논란이 된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고 몸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