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오는 10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참석하지 않기로 하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사진) 외무상을 대표로 파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는 2일 “윤석열 차기 대통령 취임식에 기시다 총리는 참석을 보류하고 하야시 외무상을 특사로 참석시키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은 “한국 측은 기시다 총리의 참석을 희망했으나 기시다 총리는 역사문제의 해결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방한을 미루기로 했다”며 “하야시 외무상의 방한을 통해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식 표현), 위안부 문제(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식 표현)에 대한 한국 새 정부의 자세를 신중히 살피고 윤 당선인과의 직접 대화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방침은 일본군위안부 문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갈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이 지난달 한·일정책협의단 파견 등을 통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표시했음에도 “한국이 1965년 한·일협정,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 관계 악화의 원인”이라며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태도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하야시 외무상의 참석으로 윤석열정부의 관계개선 의지를 환영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한편 총리 불참이 메시지가 될 것”이며 “총리가 참석했는데 (위안부 문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관련된) 한국의 태도가 이후에 바뀐다면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윤 당선인 취임식에 대규모로 대표단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한일의원연맹의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 간부들이 대거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도 고위급 사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무원 부총리급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고위급 사절을 보내는 것은 전례에 따른 것이지만 사절단은 귀국 후 당국의 엄격한 격리 지침을 따라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미국은 현직 장관급 인사를 보낼 전망이다. 다만 취임식 열흘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는 만큼 방한에 직접 관여하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핵심 외교안보라인이 올 가능성은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