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공천’ 민주, ‘후보 갈등’ 국힘… 대전 서구청장 선거 난장판

지난 달 25일 허태정 대전시장과의 경선에서 패한 장종태 전 서구청장(왼쪽)이 대전시의회에서 경선결과 승복 기자회견 후 허 시장과 함께 ‘원팀’을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대전 서구청장 선거가 여야 가리지 않고 난장판으로 흐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시장 선거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장종태 전 서구청장을 일주일만에 서구청장 후보로 리턴시키는 초유의 상황을 초래했고, 국민의힘에선 경선을 앞두고 욕설 파문 등 후보간 갈등이 격화되며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대전 서구청장 후보로 장종태 전 서구청장을 전략공천했다. 민선 6∼7기 서구청장을 지낸 장 전 구청장은 지난 1월 일찌감치 사퇴하고 대전시장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허태정 현 시장에게 패했다.

 

장 전 구청장은 시장 경선 직전 ‘서구 유턴설’이 돌자 “마타도어일 뿐”이라며 불쾌감을 내비쳤지만 결국 서구청장 후보로 낙점되면서 ‘짜고 친 판’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민주당 서구청장 예비후보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앙당의 ‘청년 전략공천’ 방침에 최근 탈당을 선언한 김인식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처해 “지난 달 중순 중앙당 비대위원회에서 서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는 순간부터 장 전 구청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기존 예비후보를 들러리로 만든 정치적 폭력”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민주당은 예비후보 5명이 등록한 상황에서 지난달 13일 서구를 전략공천지로 지정했다가 10여일 뒤 청년 전략공천지로 변경하더니 최근 다시 전략공천지로 수정했다.

 

국민의힘도 후보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서철모 예비후보는 경쟁자인 김경석 예비후보에게 허위사실 공표와 캠프 관계자들의 욕설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서 예비후보는 “최근 김 예비후보 측이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를 내세워 당원들에게 지지 전화를 하고, 캠프 사무실로 전화해 욕설을 내뱉었다”며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국힘 대전시당은 김 예비후보에게 재발방지 요구와 경고 조치를 내렸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집 나간 청장’까지 다시 부르는 선거 지략을 쓰고 있는데 이는 유권자는 물론 당원을 무시한 처사”라며 “민주를 외치는 공당이 해서는 안될 원칙마저 깨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권오철 중부대 교수는 “민주당의 결정이 장 전 구청장에게 정치적 명분을 준 것이라 보지 않는다”면서도 “장 전 구청장은 예비후보들을 설득하고 서구민께 용서를 구하는 게 먼저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