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 “다음 정부는 우리 정부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다시피 하는 가운데 출범하게 됐다”며 “우리 정부의 성과, 실적, 지표와 비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정부 백서 발간을 기념해 주재한 대통령 직속 국정과제위원회 관계자 초청 오찬 모두발언에서 “방대한 국정자료와 통계를 포함한 백서를 남겼기 때문에 이 자료들은 이어지는 다른 정부와 비교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3일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한 가운데 검찰에 독자적 예산편성권을 부여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성과 지우기’ 움직임이 보이는 데 대한 심경을 문 대통령이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우리와 많은 점에서 국정에 대한 철학이 다르다고 느끼지만, 철학이나 이념을 떠나 오로지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우리 정부가 잘한 부분은 이어 발전시키고 우리 정부가 부족했던 점들은 거울삼아 더 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 남기는 우리의 방대한 국정기록은 우리 스스로 우리끼리 남기는 기록에 그치는 게 아니라, 미래 정부에 지침이 되고 참고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지금은 국정이 항상 공개되고 언론이 취재해 모든 것이 기록될 것 같지만, 때로 언론은 편향적이기도 해서 전체 국정기록을 남기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책무”라고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은 훗날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정부의 성과를) 알아줄 거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평가받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될 거라는 위로가 내포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의 성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이 평가되는데 그것은 당시 국정자료와 통계자료를 남겼기 때문”이라며 “그 지표를 다음 정부와 비교할 때마다 노무현 정부가 경제·안보에서 유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