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혔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찰 속 숨은 조연들/노승대/ 불광출판사/ 3만원
사찰은 신전(神殿)이다. 신령을 모신 전각이다. 중심 전각에 자리한 부처님을 제외하고도 사찰 구석구석 ‘초월적’인 능력과 ‘기괴한’ 외모를 지닌 존재들이 조각이나 그림으로 새겨져 있다. 이들 간혹 만화나 영화 등에 등장한다. 웹툰 원작 영화 ‘신과 함께’에서 망자인 주인공을 심판하는 왕들(시왕), 영화 ‘사바하’에서 악귀를 잡는 악신으로 일컬어진 네 신(사천왕) 등이 그렇다. 이들이 기원전 인도에서 시작되는 오래되고 광범위한 역사와 갖가지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정체는 무엇이고 어떤 이유로 절집에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신(神)’이라 할 수 있는 사찰 속 기묘한 존재들의 숨은 내력을 낱낱이 파헤친다. 40여년간 전국 사찰을 답사하며 그러모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저자는 사찰을 하나의 무대로 상상할 것을 독자에게 요구한다. 무대 주인공은 단연 ‘부처님’. 하지만 무대에 조연이 있듯, 우리의 시선을 끄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은 사찰에 들어오는 이들을 향해 주먹을 날릴 것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거나 여섯 개 팔에 날 선 무기를 지닌 채 성난 표정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