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첫 경찰 출신 행정장관 배출을 앞두고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이날 행정장관 선거에서 당선이 예고된 존 리 전 정무부총리가 행정 경험이 없는 경찰 출신으로, 관료주의 타파 등 공무원 사회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위축되기 시작한 공무원 사회에 압박을 가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CMP는 "지난해 존 리가 경찰 출신 첫 정무부총리로 임명되고, 그의 후임으로 경무처장 크리스 탕이 보안장관에 임명될 무렵 '행정관료의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었다"고 전했다.
존 리와 크리스 탕은 2019년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한 공으로 승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존 번스 홍콩대 교수는 "중국 정부는 홍콩의 기율 분야를 가장 신뢰하고 행정관료를 가장 신뢰하지 않으며, 공무원 전체의 충성심을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공무원들도 대거 참여했고, 중국이 2020년 6월 30일 홍콩국가보안법을 만든 후 일반 공무원들에게도 충성 서약을 의무화하자 100여명이 이를 거부해 해고에 직면한 바 있다.
홍콩 공무원노조의 렁차우팅 위원장은 "현재 공무원들의 사기가 낮다"며 2020∼2021년 1천863명의 공무원이 사직했는데 이는 3년 전보다 약 30%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 전 부총리의 공무원 개혁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면서, 더 많은 공무원이 사직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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