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스펙’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는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검찰과 언론을 향해 날선 비판을 연이어 쏟아냈다. 과거 자신의 딸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졌을 때 검찰이 딸의 고등학교 시절 일기장까지 압수수색한 일을 거론하며 억울함을 토로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한 후보자 가족에 대한) 즉각적인 압수수색은 왜 이뤄지지 않는가”, “언론은 왜 (검찰의) 선택적 수사를 비판하지 않는가”, “보수 언론에 한동훈은 성역인가”라는 등 맹비판했다. 그는 한 후보자가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자신의 일가 수사를 지휘한 일을 상기시키며 “(검찰은) 내 딸의 체험활동·인턴활동을 확인한다는 이유로 한 부장의 지휘에 따라 내 딸의 고교 시절 일기장, 신용카드 및 현금카드 내역, 고교 생활기록부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적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한 후보자 딸 관련 의혹에 대해 “논문 실적은 송도 소재 모 국제학교의 생활기록부 또는 그의 준하는 문서에 기록되어 있을 것”이라며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내 딸의 경우 불법으로 유출된 고교 생활기록부에 기록된 경력 관련 기관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며 “그리고 그 불법유출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못했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당시 누가 유출했을까? 왜 못 잡을까?”라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또 다른 SNS 글에서는 한 후보자 딸의 논문 대필 의혹에 대해 청문준비단이 “한 후보자 딸이 쓴 ‘논문’이라고 보도된 글은 논문이 아니라 3페이지짜리 연습용 리포트 수준의 글”이라며 “고교생 학습 과정에서 연습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입시 등에서 사용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것을 다룬 기사 사진을 올린 뒤 “이러한 뱀처럼 교묘한 해명에 대해 언론은 반문하지 않는다”며 언론을 향한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그러면 (한 후보자의) 따님은 무슨 목적으로 여러 편의 논문을 ‘약탈적 학술지’에 게재하고, ‘표절 전자책’을 출간하고, 엉터리 미국 언론에 인터뷰까지 했나”라고 되물었다. 또 “아마존 e-book에 올린 ‘표절 전자책’의 경우 저작권법 위반 아닌가”, “(한 후보자) 따님의 논문을 대신 작성했다는 케냐 출신 대필 작가 Benson에게는 누가 얼마를 지불했나”, “(한 후보자) 따님은 어떤 연유로 어떠한 능력이 있기에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에 논문을 발표할 수 있게 되었나. 이 논문도 ‘표절’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누가 작성했나”라는 등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언론이 이런 부분을 취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어떻게 해서 (한 후보자) 따님의 스펙이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학한 따님의 사촌 언니의 스펙과 꼭 닮았나”, “조국은 문제가 되는 자식의 인턴증명서를 고교에 제출했다는 이유로 업무방해죄로 기소했는데, 문제 논문과 전자책 등을 따님이 다니는 국제학교에 제출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 후보자를 겨냥해 “조국 수사를 지휘한 경험에서, 즉각적인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한 후보자 딸의 논문 대필 의혹과 관련해 “(한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면 정권의 정통성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조 전 장관을 향해서는 “국아, 닥쳐 제발”이라고 직격했다. 자녀 입시 비리 의혹으로 기소됐고, 부인은 실형이 확정되기도 한 조 전 장관이 자중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