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부산 개막 앞두고 ‘대표 해임’ 내홍

닷새 후 행사… 돌연 공지문 배포
주최 측 “이익 반하는 활동 확인”
변 대표 “업무 성실히 수행” 반박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왼쪽 사진)과 변원경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서울 종로구 한 콘퍼런스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상반기 최대 규모 대중 미술 행사인 ‘2022아트부산’이 개막을 닷새 앞둔 시점에서 돌연 ‘대표 해고’라는 내홍이 일어났다. 이를 알리는 공지문이 한밤중에 배포됐는데 당사자인 변원경 아트부산 대표는 자신에게 통지도 없이 이뤄진 일방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아트부산 주최·주관 주체인 ㈔아트쇼부산 측은 7일 오후 9시쯤 손영희 이사장 명의 전자우편을 통해 “변원경 대표가 아트부산의 대표로서 진행하고 추진한 여러 업무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 후, 행사 조직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며 “현 시점부터 변 대표는 아트부산 페어를 포함해 ㈔아트쇼부산과의 모든 계약관계가 즉시 해지됨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해임 사유와 관련된 영문 공지에는 “아트부산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과 관련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적시했으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당사자인 변 대표는 “그러한 사실이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해임 사실 역시 대외 배포된 공지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변 대표는 다음 날 입장문에서 “최근 손 이사장과의 감정적 불화는 행사 홍보를 위한 활동 중 제 개별 인터뷰가 기사화한 것이 발단이었다”며 “행사 직전에 대표이사 해임이라는 일방적 통보는 아트부산이라는 아트페어를 개인 소유로 생각하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백명에게 보낸 공지에서 마치 제게 의혹이 있다는 뉘앙스의 애매한 언어를 사용했지만, 저는 맡은 업무들을 적법하고 성실히 수행했다”고 밝혔다.

아트부산은 2012년 시작됐으며 2020년 12월 독일에서 미술경영인으로 활동해 온 변원경씨를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했다.

대표와 이사장을 겸하고 있던 손씨가 이사장을, 변씨가 대표이사를 맡아 처음으로 치른 지난해 아트페어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성이 강화됐고 350억원이라는 사상최고 매출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아트부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산관광공사, 부산시 등의 후원을 받는 행사다.

공공 자금이 투입되는 문화예술 행사가 잇단 내홍 속에 치러지며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산 약 6억원이 투입되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감독과 작가의 갈등 속에 가까스로 개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