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9일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막판 고심을 이어 갔다. 주요 승부처인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로는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단수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과 맞붙을 인천 계양을 후보군은 인천 출신인 최원식 전 의원과 윤형선 전 계양을 당협위원장으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자객 공천’을 받을 것으로 거론됐던 윤희숙 전 의원은 지역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첫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고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전에도 시동을 걸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10일 보선 후보자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 고문의 대항마를 찾아야 하는 인천 계양을 공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계양에 최대한 지역밀착형 인사가 나가는 것으로 (최고위에서) 얘기가 됐고, 추가 조사 등을 통해 빠르면 내일 중 (후보를) 확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지역구든 이번에 우리 당에서 공천받는 분들이라면 적어도 이번에 결과가 좋든 안 좋든 1년10개월 뒤 치러지는 총선에서도 그 지역구에서 뛸 의지가 있는 분들이 정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로는 최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 전 의원은 인천 토박이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로 계양을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인천에서 시민운동을 오래 한 만큼 지역 기반도 튼튼하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윤 전 당협위원장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윤 전 위원장 역시 직전 두 차례의 총선에서 국민의힘 계양을 후보로 나섰던 만큼 지역 조직을 갖춘 인사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이날 언급한 ‘지역밀착형’ 인사가 사실상 최 전 의원과 윤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윤 전 의원에 대해선 당 지도부가 이날 공천 배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지역 밀착형 인사를 공천해야 이 상임고문이 연고 없는 지역에 방탄조끼를 입으러 왔다는 선거전을 펼칠 수 있는 것”이라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또 다른 보선 승부처인 경기 성남 분당갑은 안 전 위원장을 단수 공천하는 방향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앞서 분당갑 보선에 출마를 선언한 박민식 전 의원은 이날 후보 등록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장영하 변호사 역시 안 전 위원장 지지를 선언하며 예비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로써 국민의힘 분당갑 공천 신청자는 안 전 위원장과 정동희 전 서울시장 보선 후보 2명으로 줄었다. 안 전 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하기 위해 물밑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 대표도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후보 중에서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사람을 내부 조사나 원칙에 따라 단수 공천하는 경우는 따로 있다”며 안 전 위원장에 대한 단수 공천 가능성을 열어 놨다. 민주당은 분당갑에 김병관 전 의원을 전략 공천했다.
안 전 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행정복지센터에 전입신고를 하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안 전 위원장은 “성남은 사실 저에겐 익숙한 곳이다. 판교에 안랩을 만들면서 구석구석 둘러본 적이 있다”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6·1 지방선거 공천의 마무리 작업을 하는 등 지방선거 준비에도 박차를 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선대위 첫 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정부의 출범 단계부터 비협조적으로 방해로 일관한 청개구리 같은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우리가 신승했던 대선의 연장선이라는 각오로 뛰어서 윤 정부의 순탄한 출범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수성, 서울시의회 과반석 점유와 함께 경기지사 탈환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당 지도부와 경기도 소속 국회의원, 광역·기초 단체장 후보 등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열고 경기지사 선거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