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더불어민주당은 168석의 거여에서 거야로 바뀌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야당의 국회 의석수가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다. 민주당이 작정만 하면 국정을 멈추게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보여줬듯이 의석수를 앞세워 법안이든 예산안이든 맘대로 처리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이 있다. 정권을 빼앗겨 야당일 뿐이지 여당이나 다름없는 환경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취임했지만 국무총리 없이 ‘반쪽짜리’ 내각으로 출범한 것도 이런 정치 지형과 무관치 않다.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마친 새 정부 장관 후보자 14명 중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 통일부와 중소기업벤처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은 11∼12일에야 청문회가 열린다. 무엇보다 12일로 예정된 새 정부 첫 국무회의가 문재인정부 장관들이 일부 동석한 가운데 열리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민주당은 언제까지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유지할 심산인가. 윤 대통령이 어제 1호 안건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결재한 만큼 더 이상 새 정부의 발목을 잡지 말고 인준 절차를 서두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