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의, 단일화에 의한, 단일화를 위한.’
다음 달 치러질 서울시교육감 선거 과정을 지켜보며 떠오른 문구다. 선거일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가장 큰 관심은 후보자가 누구인지, 어떤 교육정책을 내세우는지가 아닌 ‘단일화’에 쏠려 있다.
교육감은 인사와 재정 전반을 아우르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사소하게는 급식 메뉴부터 크게는 시험 평가방식까지도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교육감이 어떤 교육 철학을 가졌는지는 매우 중요하지만, 교육정책은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보니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이다. 후보자 이름조차 모르고 투표장에 가는 이들도 많다.
단일화를 둘러싼 후보들의 지난한 싸움은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붓고 있다. 초점이 빗나간 싸움을 보는 유권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피로감뿐이다. 한 학부모는 “이럴 거면 그냥 후보자 없이 보수진영인지, 진보진영인지만 두고 투표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연일 상대방을 향한 비방만 쏟아내는 후보들을 지켜보고 있다 보면 왜 교육감 선거에 나가려는 것인지, 정말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흔히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미래를 이끌 인재를 기르는 교육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교육감 후보들은 교육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치논리나 진영이 아닌 공약으로 싸우는 선거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