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사를 통해 밝힌 메시지의 핵심은 ‘자유의 확대’였다. 윤 대통령은 자유를 바탕으로 안으로는 자산 양극화 해소와 갈등 봉합으로 민주주의와 경제를 회복하고, 밖으로는 국제사회 일원으로 선진국답게 모범이 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자유’(35회)였다. 국내외적 위기와 난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공유해야 할 보편 가치는 자유라는 윤 대통령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지성주의를 언급한 대목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일방독주를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21대 총선 승리로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입법 독주’를 펼쳐 각계로부터 지탄을 받았음을 상기시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밖에도 취임사에서 ‘시민’과 ‘국민’(각 15회), ‘세계’(13회), ‘평화’(12회), ‘해결’(9회), ‘민주주의’(8회) 등 순으로 많이 언급했다. 반면 통합이나 소통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선 이후 대통령 집무실 이전부터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 이르기까지 여야의 극심한 대치 상황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취임사는 총 3440자로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상당히 짧은 편이다. 1987년 이후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를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8688자)이 가장 길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3121자)이 가장 짧았다. 연설 시간도 16분으로 길지 않았다. 윤 대통령 취임사는 애초 30분 분량으로 작성된 초안이 수정 과정에서 20분 이내로 단축됐다고 전해진다. 윤 대통령이 뚜렷하고 간결한 연설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