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성 식이섬유, 장내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줄인다”

美연구팀 “수용성 식이섬유 충분히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해야”
“하루 최소 8~10g 섭취하면 장내 세균총의 ARG 발현 수위↓”
“장내 세균총 ARG 높으면 일반인보다 장내 세균총 다양성↓”
식이섬유가 많은 과일과 채소들. 게티이미지뱅크

 

식품 중에서 채소·과일·해조류 등에 많이 들어있는 섬유질 또는 셀룰로스를 의미하는 ‘식이섬유’. 이 가운데 식이섬유 중 물에 잘 녹아 체내에서 분해가 빠른 ‘수용성 식이섬유’는 견과류·오트밀·보리·씨앗·콩류와 일부 과일·채소 등에 많고, 물에 녹지 않아 분해가 잘 안 되는 ‘불용성 식이섬유’는 대부분 정제하지 않은 곡물과 섬유질이 많은 채소 종류에 있다.

 

그런데 ‘수용성 식이섬유’가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사이언스 데일리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인간 영양 연구소의 분자생물학자 대니얼 리메이 박사 연구팀은 수용성 식이섬유가 충분히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가 소화기관에 서식하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290명을 대상으로 장 내 미생물 집단인 장 내 세균총(microbiome)의 항생제 내성 유전자(ARG) 발현 수위가 식이섬유와 동물성 단백질 섭취와 특별한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용성 식이섬유를 하루 최소한 8~10g 섭취하고 동물성 단백질, 특히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적게 먹는 사람이 장 내 세균총의 ARG 발현 수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장 내 세균총의 ARG 발현 수위가 가장 낮은 사람은 절대 혐기성 세균(strict anaerobic microbes)도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절대 혐기성 세균은 산소가 있는 곳에서 생장할 수 없고 발효와 무산소 호흡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세균으로 염증 유발이 적은 건전한 장내 세균들이다.

 

장 내 세균총의 ARG 발현 수위가 가장 높은 사람은 ARG 발현 수위가 낮거나 보통인 사람들보다 장 내 세균총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전체적으로 수용성 식이섬유 섭취가 많을수록 장 내 세균총의 ARG 발현 수위가 낮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광범위하게 쓰이는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과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대한 박테리아 내성은 세계 사람들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인체의 항생제 내성은 대부분 장 내 세균총에서 나온다. 장 내 세균총은 유전적으로 항생제와의 접촉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지니고 있다.

 

장 내 세균총의 구성과 균형은 섭취하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식습관이 체내의 항생제 내성에 대한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어떤 특이한 식단이 아니라 수용성 식이섬유는 넉넉히 그리고 동물성 단백질은 적게 포함된 다양한 식단이 항생제 내성을 차단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미생물학회 학술지 ‘엠바이오’(mBio)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