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와 억압을 뚫고 보국안민(輔國安民)의 정신으로 평등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일어선 동학농민군의 희생을 기리고 혁명의 뜻을 계승하기 위한 기념식이 11일 전북 정읍에서 열렸다. 올해는 동학농민혁명 기념 공원도 개원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이날 오후 문화체육관광부, 전북도와 함께 정읍시 황토현전적지(사적 295호)에서 ‘제128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과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개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을 비롯해 신순철 재단 이사장과 문체부 전병극 제1차관, 송하진 전북지사, 윤준병 국회의원, 유진섭 정읍시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하늘을 여는 빛, 새로운 길을 잇다’를 주제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황토현 승전고를 상징하는 대북 공연과 함께 세계적 일러스트레이터 김정기 작가가 동학농민혁명의 주요 장면을 그려낸 영상으로 128년 전 그날의 정신을 되새기고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넋을 기렸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개원식도 함께 개최했다. 전국 34개 기념사업 단체들이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각 지역 흙을 가져와 한곳에 모으는 ‘합토식’을 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은 국내 최초 근대 민족·민주주의 운동이자 항일구국 의병 활동을 일으킨 동학농민혁명을 기리고 갑오선열의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곳이다. 2014년부터 국비 등 총 324억원의 예산을 들여 향토현 전적지에 총면적 30만1300㎡ 규모로 조성했다. 황토현전적지는 1894년 동학농민군이 전라감영군을 맞아 첫 승리를 거둔 곳이다.
기념공원에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하는 전시관과 무명 동학농민군의 넋을 기리는 추모관, 동학농민혁명 역사를 연구·교육하는 연수동 등을 건립했다. 기념공원 중앙에는 전국 90개 지역에서 일어난 동학농민군을 상징하는 아흔 개의 ‘울림의 기둥’을 세웠다.
앞서 전북도는 문체부와 함께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3694명과 그 유족 1만2613명을 찾아 참여자 유족으로 등록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확산하기 위해 향후 갑오년 유적으로 확인된 378개소에 대해 안내판 설치하는 등 지속해서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