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부산·롯데아트페어… 미술 축제로 들썩이는 부산

아트페어·전시회 줄이어

막오른 ‘아트부산’
국내외 갤러리 134곳서 5000점 소개
피카소 등 수십억원대 작품들도 나와
‘미술관급’ 작가 14개 특별전도 볼거리

제1회 ‘롯데아트페어’
화랑 12곳 참여… 개성있는 작품들 가득
박서보·알레시 협업작품 처음 공개

부산서 열리는 그밖의 전시
‘몸’ 주제로한 이형구 개인전 한창 진행
국제갤러리 우고 론디노네 전시 볼만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풍경’(Pictures at an Exhibition)’ 아트부산 제공
미술계 상반기 빅 이벤트가 돌아왔다. 매년 봄 열리는 아트페어 아트부산이다. 올해는 롯데백화점 측이 새로 론칭한 아트페어도 동시에 열려 미술품에 관심 있는 이들 발걸음이 더 바빠졌다. 마침 부대 프로그램이 100개에 달하는 부산시립미술관의 ‘나는 미술관에 ○○하러 간다’전시 등 놓쳐선 안 될 알찬 전시들도 열리고 있어 자연스레 부산은 예술축제 현장이 됐다.

 

◆미술 시장 활황 타고 아트페어 두 개 열려

 

12일부터 15일까지 부산 수영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아트부산 행사에 처음 한국에서 선보이는 해외갤러리 20여곳을 비롯해 134개 갤러리가 참여해 미술작품 약 5000점을 소개한다. 전시기획서, 부스디자인 계획 등을 두고 심사를 거쳐 엄선된 갤러리들이다.

피카소의 ‘남자의 얼굴과 앉아있는 누드’ 아트부산 제공

이 가운데 최대 관심은 올해 부산에서 아시아 시장에 처음 발 디딘 미국 화랑 ‘그레이 갤러리’ 부스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1984년도 작품과 1964년 피카소 작품을 들고 나왔다. 두 작품은 각각 50억원대, 40억원대로 초고가 작품이다. 2018년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도 수십억원대 고가 작품이다. “이 가운데 한 작품만 팔려도 아트페어 하루 장사는 끝난다”는 말이 나온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볼 수 있는 우고 론디노네 ‘2022년2월7일(siebterfebruarzweitausendundzweiundzwanzig)’. 국제갤러리 제공

특별전도 주요 볼거리다. 장 프루베, 백남준, 오스틴 리 등 소위 ‘미술관급’ 작가의 14개 전시가 한자리에 모인다. 아트페어는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판단하는 주요 가늠자이기도 하다. 아트부산 측은 “MZ세대 등 영 컬렉터들의 적극적인 미술시장 참여로 소비계층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비교적 안전한 작품을 구매하고 소장품을 오픈하지 않았던 기성 컬렉터와는 달리, 영 컬렉터들은 실험적이고 개성 있는 작품을 구매하는 데 과감하고 컬렉팅을 소통한다”고 소개했다. 또 “딜러나 갤러리 조언이 없어도 자기 취향에 맞는 작품을 구매하거나 스스로 공부해 컬렉팅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행사는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매출인 350억원 기록을 깨고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하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이형구 ‘호모 아니마투스’.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롯데백화점·롯데갤러리가 올해 처음 시도하는 ‘롯데 아트페어 부산 2022’는 아트부산보다 이틀 먼저 시작됐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일정으로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12개 화랑 부스와 19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및 특별전 코너가 마련됐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로 이례적인 인기를 끈 바 있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도 참여했다. 제1회 행사 같지 않게 안목이 남다르고 준비가 잘돼 있다는 평이다. 국내외 미술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애씨가 롯데갤러리를 책임질 임원으로 지난해 영입되면서 아트페어 준비에 공들인 것으로 보인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퍼플 레인지’(Purple Range) 아트부산 제공

참여 화랑 수는 12개로 적지만, 국내외의 실력자로 이름난 갤러리들이 각자 집중하는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들을 내놔 전시장이 꽉 차 보인다. 싱가포르 갤러리인 해치아트 프로젝트, 베이징과 홍콩 등에 지점을 갖고 있는 아시아 글로벌 갤러리인 탕 컨템퍼러리아트, 한옥 호텔 40년 경력으로 내공을 쌓은 락고재 부스가 시선을 잡는다. 두손갤러리의 심문섭, 갤러리 아트링크 백남준, 인터아트채널의 전광영 작품들은 감상만으로도 즐겁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와 이탈리아 리빙 브랜드 알레시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와인오프너와 ‘물방울 화가’ 김창열과 덴마크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의 협업 작품은 이번 아트페어를 통해 부산 내에서 실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롯데아트페어2022 전경. 김예진 기자

◆곳곳 볼 만한 전시 풍성

 

아트부산을 찾은 방문객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들도 함께 예술벨트가 되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시리즈의 네 번째 주인공으로 이형구 개인전이 한창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한남동 리움에서 열린 ‘인간 7개의 질문’전을 찾은 방탄소년단의 멤버 뷔가 인증샷을 찍어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던 만화캐릭터 골격 작품을 기억하는 이라면, 우리나라 대표 작가 이형구를 제대로 공부해 볼 좋은 기회다. ‘몸’을 주제로 지난 20년간 다채로운 작품을 펼쳐온 작가의 작품 약 100점이 전시된다. 오는 15일 종료를 앞두고 있는 스위스 출신 세계적 작가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을 아직 보지 못했다면, 이번 부산 방문이 기회다.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매티터크에서 본 노을을 묘사한 수채화 작품들로, 우고 론디노네의 상징적 회화작품들이다. 부산 수영구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