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특사 자격 방북, 남북관계 고려 긍정 검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권 “실사구시로 대화 여건 조성”
판문점선언 ‘비판적 계승’ 입장
여야, 형제 특혜 의혹 날 선 공방

김현숙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악화일로에 있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권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권 후보자의 ‘형제 특혜’ 의혹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권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면담을 위한 평양 방문을 북한에 타진할 계획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 질의에 “남북관계 상황을 보고 외교안보팀과도 협의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권 후보자는 새 정부 대북정책 기조와 관련해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실사구시적인 태도로 대화의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윤석열정부의 대북전략 비전 등에 관해 묻자 “북한이 체제 위협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분명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어드레스(조언)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지금 빠른 속도로 핵 도발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제재를 통해 비핵화 대화로 나오도록 이끌어낸 다음 우리가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체제 안전 보장, 경제 지원 등을 충분히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2018년 4·27판문점선언 등 문재인정부 집권 시기 남북합의에 대해서도 전면 부정이 아닌, 비판적인 계승 입장을 나타냈다. 권 후보자는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의 관련 질의에 “기본적으로 대북정책은 이어달리기가 되어야 하지, 전임 정부 방향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롭게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며 “저자세나 비핵화에 대해 무심했던 부분 등은 보완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권 후보자의 ‘형제 특혜’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후보자 형제가 설립한 비상장회사(TNPI HK)가 커피빈 중국 사업권을 딴 직후 이 회사의 비상장 주식을 후보자는 주당 1000원에 총 5만주를 매입했다”며 “후보자가 주식 매입 후 불과 3개월 만에 32달러 프리미엄이 붙어 우리 돈으로 약 40배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 후보자는 “2016년에 이미 비정기 세무조사를 통해 탈탈 털리다시피 했는데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무산됐다. 국회 여성가족위는 전날부터 15시간 넘게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뒤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두고 여야 간사 간 협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