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트리플(고물가·고환율·저성장) 악재에 직면했다. 연일 치솟는 물가도 버거운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까지 폭등하면서 무역수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첫 현장 행보로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할 만큼 경제 상황이 급박하다는 얘기다. 이날 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김병환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무역수지 적자 전환, 실물경제 둔화 우려가 크다”고 걱정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이 가장 큰 현안이다. 어제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4.4원 내린 1284.2원을 기록,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이어 가며 1300원 선을 위협했다.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은 고스란히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진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37억2000만달러에 이른다. 올 들어 무역수지 적자 규모만 98억6000만달러로 100억달러에 육박한다.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 적자’(재정·경상 수지 적자)까지 우려된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미국의 공격적 통화긴축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강(强)달러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다. 이미 한 차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미국이 6월과 7월 연이은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미국이 두 차례 빅스텝을 밟으면 한·미 간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달러 강세는 외국인 자본이탈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코스피지수가 어제 9거래일 만에 ‘반짝’ 상승했지만 최근 한 달간 무려 5조50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