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임명’ 강행수순 밟는 尹 대통령… 韓총리 인준 꼬이나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해달라”
16일까지 안 오면 ‘당일 임명’ 전망
정호영 복지부 장관 재가 가능성도
野는 대통령실 비서관 논란도 맹폭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수순에 돌입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낙마 1순위’로 꼽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절차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장관 임명 강행 기류에 일부 대통령실 비서관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정국 경색이 심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에 오는 16일까지 한동훈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의 검찰 재직 시절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 후보자는 민주당이 내각 후보자 중 특히 낙마를 벼르고 있는 인사다.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지난 9일 장장 17시간30분 동안 진행됐지만 여야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끝에 청문보고서 채택에 실패했다. 인사청문회법에는 국회가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을 넘길 경우 대통령은 열흘 이내로 기한을 정해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고, 이 기한까지 국회가 보고서를 보내지 않는다면 그대로 임명을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인 오는 16일 한 장관 임명을 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회에 정호영 후보자 등의 청문보고서 재송부도 요청한 바 있다. 정 후보자는 이날 보도된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자녀의 편입학 의혹을 비롯한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 등에 대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면서도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아직 해소되지 않은 의문이 있다면 마지막까지 책임 있게 설명하겠다”고도 말했다.

 

한동훈 후보자와 같은 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 마찬가지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돼 윤 대통령이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한 후보자들을 함께 임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동훈·정호영 후보자가 끝내 임명된다면 그 불똥이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게 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론 부인하고 있으나, 정치권에선 두 후보자의 낙마와 한덕수 후보자의 인준을 연계하려 하는 것 아니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다.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

민주당은 동성애·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비하 글 게시와 “조선시대 여성 절반이 성 노리개였다”는 내용이 담긴 기고문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2차례 징계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윤재순 총무비서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담당 검사였던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 대통령실 비서관들을 향해서도 연일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김성회 비서관은 이날 결국 자진 사퇴했다고 대통령실은 공지했다. 김 비서관은 현 정부 비서관급 인사 중 1호 낙마자다. 다만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윤재순·이시원 비서관의 거취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