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임기가 끝나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뒤를 잇는 후반기 의장에 더불어민주당 내 중진의원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있다. 5선의 김진표·조정식·이상민 의원에 이어 4선의 우상호 의원이 가세하면서 4파전이 유력해졌다. 하지만 면면을 보면 협치보다는 노골적인 정치색만 드러내고 있어 걱정부터 앞선다. 국회의장은 다수당인 민주당이 맡는다. 다선, 최고령자 순으로 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르면 최연장자인 김진표 의원이 유력하다. 하지만 그는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아 ‘꼼수 사보임’을 사실상 방관했다. 다수당의 입법폭주를 묵인하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동조했다. 소수당의 견제장치인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한 것이 의장 선거에서 강경파의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이재명계인 조정식 의원의 말은 궤변에 가깝다. 그는 국회의장 출마선언을 하면서 “윤석열 정권에 맞서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킬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국회”라고 했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윤석열정부의 독주를 막고 성과를 주도하는 국회의장이 되겠다”고도 했다. 심지어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민주당의 일원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범계 전 법무장관의 “장관이기 이전에 여당 의원”이라는 말과 뭐가 다른가. 국회를 싸움판으로 만들고 대정부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한 꼴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