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1998년 3개월 넘게 산불이 지속된 아픈 경험이 있다. 산불 한 번으로 3분의 1이 넘는 80만에이커(1acre=약 4000㎡)의 숲이 소실됐고 최소 80만마리의 동물이 숨졌다. 이를 계기로 국립공원 당국의 산불 관리 정책은 잔불까지 모조리 꺼 발화율을 낮추는 것에서 일부러 작은 산불도 내면서 산불이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예방적 발화 정책’으로 선회했다. 통제할 수 있는 작은 산불로 큰 산불을 예방한다는 ‘옐로스톤 효과’의 유래다.
오는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최근 물가 상승 및 금리 인상(인플레이션) 상황을 산불에 비유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한은 내부에서 나왔다.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이 단순한 경고 차원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분명한 신호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금리 인상에 공감을 이루며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인도네시아 팜유 및 인도 밀 수출 금지 등의 상황이 추가된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빅스텝 필요성이 낮다”던 이 총재의 입장은 “빅스텝을 배제할 수 없다”로 바뀌었다. 이후 한은이 ‘원론적인 입장’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이틀 연속 3%를 넘어서는 등 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물가 상승 압력이 상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까지 금통위마다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는 5월과 7월 인상 이후 11월과 내년 1월까지 추가 인상되며 최종적으로 2.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시중금리의 인상도 잇따르는 만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이 연 7%에 다다른 가운데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까지 터지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일수록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시 대출자의 이자부담이 3조3404억원(1인당 약 16만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