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폭락한 테라USD(UST)·LUNA(루나) 가상화폐 사태 전후 4개월반동안 국내 가입자들이 20만명 넘게 늘어났고, 700억개 가량 루나 가상화폐를 구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폭락장에서 반등을 예상하고 수익을 노린 ‘줍줍’ 매매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루나 가상화폐 거래를 늦게 중단했고, 이기간 동안 상당한 수수료를 챙겼다.
세계일보가 18일 금융위원회 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금융위는 지난 15일 자정 기준 루나 가상화폐를 가진 국내 이용자 수는 약 28만명,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가상화폐는 약 700억개로 추산했다. 금융위는 앞서 국내 5대 가상화폐거래소(업비트, 빗썸, 고팍스, 코인원, 코빅)로 부터 이번 사태 관련 자료를 요청해 자료를 살펴봤다. 금융위는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에만 국한해 시장을 살필 수있다.
금융위는 지난해말 기준으로는 국내에 루나 가상화폐 이용자를 9만명, 보유수량은 383만개로 추산했다. 즉, 4개월반만에 약 20만명이 700억개를 더 구입한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들 다수가 루나가 폭락장에서 하락하자 이후 반등을 노리고 구매한 이른바 ‘줍줍’ 수요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이용자 증가 이유에 대해 “루나 사태 후 해외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가격으로 해외에서 유입된 물량이 증가했고 투기적 수요가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루나 대폭락 사태 이후에도 가상자산거래소들이 거래 중지를 하지 않은 것도 이용자·보유자산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와 빗썸, 고팍스는 13일 거래종료를 발표했고 종료시점은 3일∼14일 뒤로 설정했다. 이는 세계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거래 중지보다 늦은 시점이다. 거래소는 ‘줍줍’ 거래에 따른 수수료를 상당부분 챙긴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1위인 업비트의 경우 이 사태 전후 100억원대의 수수료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UST·루나는 1UST가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UST가격 유지를 위해 루나를 발행하는 구조다. 최근 UST 안정성이 깨지면서 UST의 가격방어를 위해 루나 발행이 증가했고, 이 공급물량이 증가하면서 연쇄적으로 루나 가격이 하락. 10여일 사이에 가치가 99%가량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