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억원 상당의 기업 대출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모아저축은행 전 직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는 “현재는 무직이고 그전에는 은행원으로 일했다”며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물음에 답하고, 횡령금과 관련해 변호인을 통해 “대부분은 도박으로 탕진했다”고 말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 심리로 19일 열린 재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모아저축은행 본점 전 직원 A(34)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제출한 수사 보고서와 입출금 거래명세서 등) 증거도 모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가 횡령 금액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변호인은 알고 있나”라고 질문하자, A씨 측 변호인이 “도박으로 모두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경찰이 A씨 계좌 내역을 조사한 결과 상당한 돈이 도박 사이트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인천 미추홀구의 모아저축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며 58억9000만원 규모 기업용 대출금인 은행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업무를 맡아 기업이 은행에 약정 대출금을 요청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범행했다.
A씨는 대출금 요청 서류에 자신의 계좌번호가 아닌 여동생 B씨의 계좌번호를 썼고, B씨는 입금된 대출금을 오빠 계좌로 이체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며칠째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던 A씨는 은행 측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설득하자 자진 출석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