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상화폐시장을 뒤흔든 한국산 코인 테라·루나 폭락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법무법인 LKB파트너스는 어제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을 대리해 이 코인의 개발·발행사인 테라폼랩스와 이 회사 권도형 대표 및 공동창업자를 유사수신과 사기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도 1000여명의 투자자들이 권 대표를 고발했다고 한다. 이 코인은 미국 등 세계 80여개국에서 거래됐는데 유사한 소송행렬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번 사태가 희대의 국제적인 가상화폐 비리사건으로 비화하는 형국이다.
두 가상화폐의 거래방식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투자자의 수익을 메우는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가깝다. 테라는 코인 1개당 1달러에 연동하는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했지만 달러 등 실물자산 대신 자매코인 루나를 발행해 가치를 떠받쳤다. 권 대표 등은 테라코인에 돈을 예치하면 이를 루나로 바꿔주면서 연 20%의 이자를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가상화폐 침체로 투자자들이 테라를 매각하자 루나 가격도 덩달아 떨어져 ‘코인런(대규모 자금인출)’까지 발생했다. 최근 일주일 새 증발한 테라와 루나의 시가총액은 57조원에 이르며 국내 투자자만 약 28만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