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를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한 핀란드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핀란드 국유 에너지 업체 가숨(Gasum)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핀란드로 보내던 가스를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으로 21일 오전 4시부로 끊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가숨은 이러한 상황에 일찌감치 대비해 왔다면서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앞으로 수개월 동안 모든 고객에게 가스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가숨이 에스토니아와 핀란드를 잇는 ‘발틱 커넥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대체 가스를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통보는 가숨이 가스 구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라는 가스프롬의 요구를 거부한 지 3일 만에 나온 것이다. 가숨은 당시 설명에서 가스프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핀란드로의 가스 공급이 중단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의 이번 조치는 핀란드가 나토 가입 신청을 한 직후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핀란드는 이달 18일 스웨덴과 함께 공식적으로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70여 년간 이어 온 군사적 비동맹주의를 포기한 것으로, 러시아는 두 나라의 나토 가입 움직임에 반발하면서 ‘상응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핀란드는 가스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하지만, 가스가 핀란드의 연간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다. 앞서, 러시아는 14일 핀란드에 대한 전력 공급도 중단했다. 핀란드는 이전까지 전체 전력 사용량의 1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