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비틀스처럼 되려면 인도 와서 명상해야”… 인도 첫 한국사찰 스님의 바람

붓다팔라 스님.

“전 세계인이 제일 좋아하는 BTS(방탄소년단)가 비틀스급으로 도약하려면 자기들의 뛰어난 문화콘텐츠에 (인도의) 명상을 결합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인도 첫 한국 전통사찰인 분황사 건립을 총괄한 인도 현지법인 뮬라상가 대표 붓다팔라(법명 본원) 스님은 지난 20일 ‘부처님 복장의식 및 점안법회’에 이어 인근 ‘마하보디 대탑(대보리사)’에서 고불식을 봉행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도 지난 10년 동안 상당히 국제화했고, 특히 문화 쪽이 많이 국제화하고 있는데 ‘문화의 꽃’이라고 하는 명상문화를 한국인이 세계적으로 주도할 수 있다면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다. 

 

붓다팔라 스님은 “비틀스가 1968년 인도에서 명상과 요가를 하고 나서 최고 히트작인 렛잇비(Let it be)를 냈다"며 “BTS가 인터뷰할 때 보면 인도에 오고 싶어하는데, 그냥 오기보다는 인도인이 가장 자부심을 갖는 명상과 자기(BTS) 문화콘테츠를 결합시키면 (좋겠다)”이라고 말했다. 

 

비틀스가 마음의 평안과 삶의 의미를 찾아 ‘명상의 본고장’인 인도에 체류하면서 창의성을 꽃 피우고 숱한 명곡을 만든 것처럼 BTS도 명상 체험을 곁들인 인도 방문 시 놀라운 일이 벌어질 거란 얘기다. 실제 비틀스 멤버들은 1968년 2월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기슭에 있는 작은 마을 리시케시에 가 갠지스강이 내려다보이는 명상원에 8주가량 머물렀다. 이 기간은 비틀스 음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렛잇비를 비롯해 무려 48곡을 썼는데 비틀스 전성기 시절 최고 음악들이 만들어졌다. 이후 비틀스의 영향으로 서구에 채식주의와 요가·명상문화가 널리 퍼졌다.

 

붓다팔라 스님은 “인도에 BTS팬이 많은데 인도인이 제일 좋아하는 거(명상) 들고 오면 (인도 시장에서)비틀스도 능가할 것이라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붓다팔라 스님은 경남 양산 통도사와 미얀마에서 수행한 한국인 승려다. 붓다(석가모니)가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인도 부다가야에서 수행터를 짓고, 현지 아이들에게 교육 등을 제공해 왔다. 그가 조계종 지원을 받아 추진한 분황사에는 사찰 전각(본당)인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수행처, 순례객 등이 머물 숙소, 보건소가 들어선다.

 

그는 “인도 모디 총리가 우크라이나 사태 때 ‘붓다 이즈 피스(Buddha is peace)’다. 불교 수행이 바로 평화의 길이다 수행과 명상에 기반해 세계평화를 열자’고 연설했다”며 “인도 지식인들은 900년 전에 이미 사라진 불교 명상을 복원하고자 무던히 노력해왔는데, 그 복원을 위한 이론과 기술을 우리(한국 불교)가 갖고 있다. 이론과 기술을 모두 인도에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찰 내 보건소를 설치하는 것과 관련, 붓다팔라 스님은 “인도는 워낙 인구가 많은데다 하위 20%에게는 기초 복지 혜택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런 분들은 가벼운 약품이라도 받을 수 있으면 고마워한다. 특히 이 지역은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하층민이 많아 지역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붓다팔라 스님은 인도 현지에 처음 들어선 한국 전통사찰의 목표로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한국에서 오는 수행자와 성지순례자의 장단기 체류를 지원하고 싶다고 했다. 분황사 주변으로 중국, 태국, 미얀마 등 세계 각국의 사찰 220곳 정도가 있는데 반해 한국 전통사찰은 한 곳도 없다 보니 한국인이 부다가야 참배를 와도 머물 공간이 없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또 분황사를 통해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한편 인도 내 불교 수행지도자를 양성하며 인도불교 복원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