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한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목적으로 운영되는 리움미술관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에 차재민 작가가 선정됐다.
리움 측은 아트스펙트럼 작가상 제3회 수상자로 차재민(36) 작가를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리움 측은 “차 작가는 사회가 가진 구조적, 체계적, 역사적 모순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숙고해 독자적인 영상으로 제작해왔다”며 “특히 철저한 프리 프로덕션과 상상력 넘치는 촬영 방법을 통해 한국사회의 쟁점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 영상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7월 3일까지 일정으로 진행 중인 ‘아트스펙트럼2022’ 전시에서 차 작가는 신작 2건 ‘네임리스 신드롬’과 ‘제자리 비행’을 선보였다.
‘네임리스 신드롬’은 이름없는 질병을 앓는 젊은 여성들을 통해 의학의 배타적 전문성에 의해 외면받는 인간의 문제를 다뤘다. 과학이 신체 내부를 비추어봄으로써 알아내기 시작한 것과 그럼에도 알아내지 못하는 것 사이의 모순을 영상 에세이로 풀어냈다.
‘제자리 비행’은 책들이 천장까지 쌓인 헌책방에서 책을 낭독하고, 디제잉을 하거나 소리를 모사하는 청년들의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지한 소동을 선보였다. 작품은 팬데믹 시대에 서로 떨어져서 연결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띄우는 일종의 안부 인사로 은둔과 격리의 시기에 새로운 방식의 교감을 통한 미래의 희망을 비춘다.
이번 아트스펙트럼 작가상 심사는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과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장, 유진상 계원예술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차재민 작가는 한 개인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당사자들의 감정의 결을 중시하며 다큐멘터리적 시선을 잃지 않고 살핌으로써 우리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평가했다. 또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담담하게 사실에 기반해 직조해 나가는 내러티브 구조를 따르다보면 비록 예술이 사회를 개혁할 수 없다하더라도 우리가 사회체제가 쌓아놓은 견고함의 어긋난 지점을 직시할 수 있게 하고, 그곳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인식의 장을 확장시키는 의미가 돋보인다”고 밝혔다.
차 작가는 “진단받기 어려운 병을 앓았던 어머니의 경험에서 출발해서 다른 아픈 여성들을 만났고, 더 넓은 이야기 속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수상을 작업에 책임을 지고 더 멀리 나아가라는 뜻으로 여기겠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은 아트스펙트럼 전시에 참여한 작가 중 1명을 선발해 창작 의지를 고취시키고 활동을 지원하는 수상제도다. 2014년 제 1회 수상자 이완 작가, 2016년 제 2회 수상자 박경근 작가를 선정했으며 이번 수상자 선정은 6년만에 재개됐다.
시상식은 오는 26일일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며, 시상을 기념한 작가 강연이 다음달 18일에 진행된다.
수상작을 포함한 전시 ‘아트스펙트럼2022’는 리움미술관 아동교육문화센터 그라운드갤러리에서 7월 3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