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피자 ‘선 가격 인상·후 할인’ 행보 빈축

도미노피자, 1000원 올리고 50% 할인? / '숫자 놀음'으로 고객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도미노피자의 'SKT T-DAY' 홍보 게시물. 도미노피자 제공

 

윤석열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도미노피자 등 일부 피자 업체들의 얄팍한 가격 할인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뉴시스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식품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지난 1월 말 또 다시 피자 가격을 올렸는데, 이후 할인 프로모션을 잇따라 내놓으며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가격을 올린 뒤 할인해주며 생색을 낼 거면 도대체 가격은 왜 올리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 도미노피자는 지난 1월 가격 인상 이후에도 방문·포장 고객에게 30~40% 할인을 해주고, 또 다른 할인 프로모션으로는 5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 피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 50% 할인을 해주는 도미노피자의 경우 도대체 정상 가격이 한 판에 얼마인지 모르겠다"며 "이런데도 도미노피자는 최근 2년 연속 피자 가격을 계속 올렸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지난 1월 말 간판 피자 10종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리얼불고기 피자는 2만8900원, 우리고구마 피자는 2만9900원, 포테이토 피자는 2만6900원 등으로 일제히 올랐다. 특히 일부 프리미엄 제품은 정상가가 3만원을 훌쩍 넘는데, 고객이 토핑을 추가하면 피자 한 판 가격이 4만원까지 치솟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가격을 다 주고 도미노피자를 사먹는 사람들은 없다. 도미노피자가 연중 끊임없이 할인 프로모션을 내놓기 때문에 정상가에 피자를 사먹는 사람이 '비정상'인 것이다.

 

단적으로 도미노피자는 5월에도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 25%, 포장 35%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어린이날 기념 50% 할인, 어버이날 기념 50% 할인, 페이코인 결제 50% 할인 등 또 다른 할인 프로모션도 계속 내놓고 있다.

 

도미노피자의 할인 프로모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구매 실적에 따라 20~40%를 할인해주는가 하면 매주 화요일에는 방문 포장 시 40%를 할인해주고, 매주 목요일 '1+1 행사', 통신사 제휴 할인, 배달앱 주문 할인까지 고객들이 어떤 할인이 있는지 내용을 파악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브랜드 피자 업체들의 이렇게 과도한 할인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가뜩이나 장바구니 물가 급등으로 윤석열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에 방점을 찍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올린 뒤 할인해주는 꼼수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으로 이 같은 할인 정책이 전형적인 소비자 기만에 해당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도미노피자는 제품 가격을 일괄 인상한 뒤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것 외에 신제품을 출시할 때도 일단 높은 가격을 책정한 뒤 할인해주는 마케팅을 자주 사용한다.

 

도미노피자와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다른 피자 업체들도 높은 할인률을 적용하며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지난 2월 피자알볼로가는 가격을 1000~2000원씩 올렸고, 미스터피자도 단품 전 제품을 2000원씩 일괄 인상했다. 3월에는 피자헛이 일부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렸고, 파파존스도 레귤러 1000원, 라지 2000원을 인상했다.

 

이들 피자업체도 가격 인상 후 할인을 해주는 편법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