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가 26만명대까지 급락해 20년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은 가운데 지금의 저출산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면 30년 뒤 서울 인구가 지금보다 4분의 1 가량 줄어든다는 추계가 나왔다.
또한 2040년에는 세종을 제외한 전국 모든 시도의 인구가 줄어들고, 2050년에는 전 국민을 나이순으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선 사람의 나이가 57.9세에 이르는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50년 장래인구추계 시도 편’에 따르면 한국 총인구는 2020년 5184만명에서 2050년 4736만명으로 8.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2020년 인구총조사를 기초로 출생·사망·인구이동 추이를 반영해 2050년까지의 인구 변동을 예측한 결과다.
기본 가정을 바탕으로 한 중위 시나리오 기준인데, 출산율과 기대수명을 더 비관적으로 잡은 저위 시나리오 기준으로는 총인구가 더욱 줄어들어 2050년 4333만명으로 16.4%가 감소할 전망이다.
시도별로 보면 중위 시나리오 기준으로 2050년에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13개 시도의 총인구가 2020년보다 감소한다. 다만 경기, 세종, 제주, 충남은 총인구가 늘어난다. 구체적으로 울산(-25.9%), 대구(-25.2%), 부산(-25.1%)에서 총인구 감소폭이 25% 이상으로 크게 나타나고, 서울도 인구가 17.7% 줄어든다.
저위 시나리오로 보면 세종을 제외하고 모든 시도에서 총인구가 감소한다. 특히 서울은 2020년 962만명이던 인구가 2050년에는 720만명으로 25.1%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권역별로 보면 중위 시나리오에서도 2050년 모든 권역의 인구가 2020년보다 줄어든다. 감소폭은 영남권(-21.0%), 호남권(-14.3%), 수도권(-3.6%), 중부권(-0.2%) 순이다.
경기, 세종, 제주, 충남은 30년 뒤 지금보다 인구가 많을 것으로 추산됐지만, 그렇다고 인구가 꾸준히 증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년 대비 인구증가율을 뜻하는 인구성장률은 2040년 이후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2020년에는 마이너스 인구성장을 보이는 시도가 대구(-0.93%), 부산(-0.76%) 등 12개였다. 2035∼2039년에는 인천, 강원, 충북, 충남의 인구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2040년에는 경기, 제주까지 이 대열에 대열에 합류한다. 경기의 경우 2020년 1345만명인 인구가 2039년 1479만명으로 정점을 찍지만, 이후에는 감소해 2050년에는 1435만명이 된다.
결국 2040년 이후에는 세종만 빼고 16개 시도가 모두 인구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에 접어드는 것이다. 세종도 2020년에는 5.57%에 달한 인구성장률이 2050년에는 0.43%까지 내려간다.
이사와 같은 인구이동을 제외하고 출생과 사망만 따져보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2020년 12개 시도에서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인구 자연 감소가 일어났는데, 2045년 이후에는 인구 자연 감소 현상이 세종을 포함한 17개 시도 전체로 확산한다.
태어나는 아기는 줄고 기대수명은 늘어나면서 중위연령(전체 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도 높아진다.
2020년 43.7세였던 한국의 중위연령은 2050년 57.9세로 올라간다. 저출생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의 경우 2050년 중위연령이 65세에 육박하기도 한다.
2020년 전국 시도 중 중위연령이 48.5세로 가장 높은 전남은 2050년 중위연령이 64.7세까지 올라간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또 경북(64.2세), 강원(63.1세), 전북(62.6세), 경남(62.2세), 부산(60.1세)도 2050년 중위연령이 60세를 웃돈다.
2020년 중위연령이 37.8세로 가장 낮은 세종도 2050년에는 50.9세까지 중위연령이 올라간다.
서울의 중위연령은 2020년 42.8세에서 2050년 55.4세로 상승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