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14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기준금리 인상 단행은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13년6개월 만에 최고치였고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2월의 3.1%에서 4.5%로 크게 높였다. 1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당초 물가안정 목표 2.0%에 비하면 엄청난 물가 충격을 예고한 것이어서 걱정스럽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현 상황에선 (경기보다) 물가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수개월간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미국의 추가 빅스텝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대다수 참석자는 “다음 두어 번의 회의에서 0.50%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뿐 아니라 원화 가치가 하락해 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