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발 내부 파열음이 쉽사리 꺼지지 않고 있다. 당장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민주당에서는 내홍을 수습하려 했으나 막판 세몰이 서울 청계광장 유세 때 박 위원장과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모두 나오지 않는 등 연일 지도부가 갈등하는 모습만 부각됐다. 일부 의원들이 박 위원장을 옹호하면서 힘을 실어줬지만, 한번 엎어진 분위기의 회복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비공개회의 때 지도부 간 고성이 오갔다는 질문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당내 갈등을 유발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박 위원장은 “(당이) 새로이 태어나기 위한 과정의 진통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문제가 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과 관련해 “오해가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 저도 당연히 586세대를 너무 존중한다”면서도 “민주당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달라진 민주당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거를 어렵게 하는 부분도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당내 기득권이 된 586에 대한 쇄신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위원장에 대한 당내 전반적인 시선은 곱지 않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대국민 호소 당시 ‘저 박지현을 믿어주십시오. 제가 책임지겠다’는 발언은 사실상 사당화에 나서겠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임기가 한정된 비대위원장이 책임지지 못할 말을 던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논의를 안 하고 내지른 것은 맞지 않나”라며 “본인은 중년들 사이에서 옳은 행동을 했다고 생각할 테지만 논의와 통보는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내용이 좋은 메시지도, 시기와 형식이 중요한데 지금 타이밍은 조금이라도 더 단결해서 지방선거에 우리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더 나오게끔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데 갑자기 공개 회의에서부터 ‘너 나가라’는 식의 메시지는 자기 정치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선 패배 이후 바깥에 있던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데려온 건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윤 위원장 등인데 이들이 되레 박 위원장을 쫓아내는 모양새가 문제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선거 앞두고 쇄신을 위해 데려왔으면 의견을 수렴해 잘 조정해 나갔어야 했는데 그동안 이용만 하려다 곪아 터진 것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막판 대역전을 위한 ‘2090 총결집 집중 유세’를 벌였다. 박 위원장은 윤 위원장과 최 의원 징계 논의를 한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둘의 만남은 끝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