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초고속 성장은 기적에 가깝다. 30년 만에 경제 규모가 36배나 커졌다. 2017년을 기준 삼은 것인데 미국은 무려 117년이 걸렸다. 중국 경제력은 이미 미국의 턱밑까지 다가섰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지난해 17조5000억달러로 미국(23조달러)의 75%에 달한다. 국제금융가에서는 중국 경제가 빠르면 2026년, 늦어도 2030년까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중국 고성장에 이상징후가 감지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1976년 이후 45년 만에 최초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중국보다 더 빨라지게 됐다”고 했다.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다. 미국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6.9%로 중국 4%를 웃돌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성장을 저지하기 위해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며 기술 봉쇄·산업망 단절 등 고강도 압박조치를 쏟아 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그제 대중 전략 연설에서 “보조금, 시장접근 장벽과 같이 시장을 왜곡하는 중국의 정책과 관행이 미 노동자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희생시키고 전 세계 노동자와 기업에 해를 끼쳤다”고 몰아세웠다.